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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뮤지컬 '더 모먼트' 우연히 갇혀버린 세 남자 '그녀'를 말하다

사진=양문숙 기자




평행우주 세계 속에 살아가던 세 남자. 외부와 차단된 산장에서 마주친 이들이 찾는 사람은 단 한 명의 여자. 모든 것이 얽히고설킨 이 관계의 비밀을 해결해 줄 힌트는 그녀가 남긴 한 권의 노트뿐. 논리적 구조와 낭만적인 이야기를 결합한 ‘더 모먼트’는 이렇게 시작된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뮤지컬 ‘더 모먼트’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표상아 연출, 김여우리 작곡가와 배우 박시원(박송권), 원종환, 유성재, 강정우, 주민진, 유제윤, 김지온, 홍승안, 정대현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 후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모먼트’의 배경은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산장이다. 사내, 남자, 소년은 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 산장을 찾는다. 서로 예약했다 우기던 그들은 더블 예약이 된 것을 알아차리고, 빠져나가려 하지만 한 공간에, 멈추지 않는 시간에 갇혀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기에는 너무 다른 세 사람의 물건, 이들은 자신들과 얽힌 한 여자를 이야기하고, 이 모든 것의 실마리는 그녀가 남긴 노트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세 남자와 그들이 사랑하는 한 여자를 위한 선택. 작품은 천체물리학과 양자역학의 논리적 구조와 동화적인 순간을 그리며 결말로 나아간다.

표상아 연출은 “운명에 대한 물리학적 해석들이 놀랍게도 문학적 표현과 언어들로 되어 있는데, 이를 이야기로 담아보고 싶었다”며 “공식과 풀이를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품고 있는 이야기의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양문숙 기자


작품이 내세운 ‘운명’에 대해 강정우는 “살면서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생각해보는데 나도 ‘만약 연기를 안 하고, 나중에 배우를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며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선택에서 비롯된 평행우주의 시작, 그런 매력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인생을 대입해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주인공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배경인 평행세계에 대해 표 연출은 “인생의 전과 후를 나눌 수 있는 순간이 있다고 믿는다.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이 있다”며 “다중우주(평행세계) 설정과 인물의 전후를 바꾸는 여성을 설정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장르를 꼽자면 SF에 가깝다. 그러나 구현해내는 방식은 무대예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표 연출은 “과학을 다루지만 문학에 가까운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배경지식이 없다 해도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전혀 문제없다. 이야기구성이 쉽고 직관적”이라고 설명했다.



매 공연은 무대 위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자의 라이브와 함께한다. 세 남자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김여우리 작곡가는 “세 남자가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한 사람이지만 선택에 의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며 “한 곡 안에서도 파트를 나눠 모든 남자가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구성이 있다. 그 포인트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는 2032년을 사는 사내(47)와 2020년의 남자(35), 2004년의 소년(19)이 중심이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연령대와 무대 위 캐릭터 모두 연령대별 차이가 확 드러난다.

오랫동안 폐인 생활을 하며 살아온 40대 후반 ‘사내’는 박시원(박송권)과 원종환, 유성재가 번갈아 출연한다. 유성재는 “어려운 내용이었고 초반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소재가 참신했고 얼마나 좋은 음악인지 알아차렸다”고, 원종환은 “멜로·스릴러 등 많은 장르가 녹아있는 만큼 이야기를 쉽게 환기하며 풀어갈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모두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진=양문숙 기자


결혼을 앞두고 사라져버린 여자친구를 찾아온 30대 ‘남자’는 강정우, 주민진, 유제윤이 맡는다. 뮤지컬 ‘프리스트’ 연출에 이어 배우로 돌아온 주민진은 “기존 창작뮤지컬에서 보지 못했던 음악이 놀라웠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하며 “그동안 배운 것도 많고 잃은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잃은 것을 채워보고 싶었다”는 각오를 전했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나러 온 19살 ‘소년’으로는 김지온, 홍승안, 그룹 B.A.P 출신 정대현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데뷔를 앞둔 정대현은 “창작극임에도 형들이 내 부족한 모습 하나하나 챙겨주시는 부분에 감사하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내게 순간순간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미디, 판타지,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한데 엮어 풀어낼 뮤지컬 ‘더 모먼트’는 9월 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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