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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뉴노멀은 초록별 지구에서 함께 잘 사는 법"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한빛 비즈 펴냄)

공동 저자로 참가한 영화철학자 김숙 박사

코로나19 팬데믹 현상, 지구가 보내는 경고음

과학기술 맹신하는 서양의 사상 담론에 허점

자의식 없이 따라가다 공멸의 위기 맞을지도





“객관성을 담보로 한 서양의 철학과 과학기술이 세계를 지배하는 사상적 담론을 만들어 냈지만, 코로나 19의 팬데믹 현상은 그 담론에 허점이 크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뉴노멀 시대에 공존을 위한 새로운 철학적 담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출간된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 필자로 참가한 영화철학자 김숙(사진) 박사는 본지와 만나 “초록별 지구라는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철학적 연대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단행본 ‘퇴근길 인문학 수업(한빛비즈 펴냄)’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2013년부터 운영해 온 인문학 강연 사업을 바탕으로 개발한 인문교양서(멈춤·전환·전진·관계·연결)로 지금까지 누적 판매 20만권을 기록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지난 6월말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을 여섯 번째로 출간하게 됐다.

‘뉴노멀’편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갖춰야 할 인문학적 교양과 지식을 담았다. 인공지능의 미래, 우주와 지구,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회, 일과 인권 그리고 고령화 등 사회 전반에 스며든 인문사상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융합적인 주제로 구성했다. 전 지구적 전환기에 인간의 실존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다.

‘ 영화로 보는 인간의 오만’을 주제로 글을 쓴 김 박사는 “근대사회 이후 서양의 주도로 과학이 발전하면서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명제가 힘을 얻어 동양에서 서양으로 권력과 부의 이동이 본격화했다”면서 “이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서양을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불안에 동양적 전통과 문화는 뒤로하고 서양국가들을 따라가기 급급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팬데믹 사태 이후 선진국의 사상적 담론이 무책임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개발 일변도로 지구의 환경은 피폐해지고, 지나친 개인주의의 민낯이 드러나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혁명으로 과학이 발전하면서 서양에서는 과학자를 신격화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김 박사는 “시체를 이어붙여 생명체를 만든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무책임한 인물”이라면서 “자신이 창조자가 되어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지만, 괴물 같은 외모에 놀라 피조물을 버려버리고 달아나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양의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는 이같이 타자를 내세워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일은 벌이되, 문제해결은 뒷전이거나 도망치는 형식으로 결론을 맺어버린다”고 덧붙였다.



김숙(사진) 박사가 공저로 참가한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박사는 이를 ‘알터 에고(Alter Ego)’ 이론으로 설명했다. ‘알터 에고’는 원래 나의 모습과 다른 또 다른 자신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이다. “동양사상에서는 수기, 극기 등 자신을 갈고 닦으며 문제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데, 서양의 철학적 담론을 들여다보면 나를 포함한 공동체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터 에고를 내세우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젠 사이보그를 알터 에고로 내세워 인간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그는 책에서 SF영화 5편을 소개하면서 인간의 오만과 편견을 지적하고 있다. ‘이미테이션 게임(모튼 틸덤 감독, 2015)’ ‘12몽키즈(테리 길리엄, 1995)’ ‘칠드런 오브 맨(알폰소 쿠아론, 2016)’ ‘블레이드 러너(리들리 스콧, 1993)’ ‘아바타(제임스 카메론, 2009)’ 등이다.

“SF는 미래 사회에 불안과 위험을 감지하고 신호를 보내는 내용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대표적인 장르이지요. 감수성이 예민한 예술가들이 뛰어난 표현력으로 우리 사회에 경고음을 보내지만, 미처 듣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예술작품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공동체를 향한 공감입니다. 뒤처지면 도태된다는 절박함에 눈이 멀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직진하는 우리 사회가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감성이기도 합니다.”

김 박사가 말하는 공동체는 국가 단위가 아니라 지구라는 행성의 모든 생명체를 포괄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대안은 자의식을 가지고 지구의 문제를 당면한 자신의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 김 박사는 “독일의 우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피리 소리에 홀린 듯이 따라가는 쥐떼는 절벽으로 떨어져 모두 죽었다”면서 “SF영화처럼 지구는 황폐해지고, 소수의 부자는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으로 떠나는 결말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에서 더불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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