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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자꾸 풀면 기축통화 지위 잃는다"

美정부 잇단 부양책·자산매입에

골드만 "통화가치 하락 공포 유발"

주요 6개 통화比 달러가치 하락

금값은 또 올라 온스당 1,944弗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글로벌 경제위기로 미국 달러화가 누리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막대한 규모의 돈을 푸는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정책이 통화가치 하락 공포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날로 커지는 인플레이션 공포로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리면서 국제 금값은 사흘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잇단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미 정부의 정책이 ‘달러가치 약화’를 키운다고 밝혔다. 제프리 커리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은 연준이 지난 3월 2조8,000억달러(약 3,345조원) 규모의 자산을 사들인 점 등을 들어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정부 차원의 돈 풀기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시중 유동성 때문에 달러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달러화는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62%를 기록할 정도로 국제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1970년 85%였던 데 비하면 비중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통화와 비교해 중요성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외환거래의 88%가 달러화로 이뤄진다.

/로이터연합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국면에서 달러화가치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 주요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2018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93대로 주저앉았다. 주요10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폿인덱스는 3월 1,297을 넘었지만 이날은 1,179.28까지 떨어졌다. 이에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3월만 해도 대다수 전문가가 인플레이션 위험성을 경고하는 데 주저했던 분위기와 달리 현재는 경제가 정상화되더라도 누적된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국 정부가 어느 정도 물가 오름세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동안 안전자산인 금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2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7%(13.60달러) 오른 1,94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국제 금값이 향후 2년 내 온스 당 3,5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호주 증권사 마틴플레이스의 베리 도스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시장이 매우 강세”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이 앞다퉈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데다 각 중앙은행에서 최근 몇년간 금을 매입하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금값이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무역 및 기술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자본전쟁으로 확대될 경우 달러화 약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립자로 ‘헤지펀드의 대부’로도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26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에 대한 모라토리엄(지급유예) 또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등을 포함한 자본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달리오는 “이 경우 달러가치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며 “오히려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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