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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무주택자마저 냉담…"집값 잡으려다 사람 잡겠다"

■성인 1,000명 '개정 임대차보호법' 찬반 설문조사

무주택자 찬성 44.3% 그쳐…반대는 49.5%

서울 전세가 58주 연속 상승…오름세 여전

압구정동 '현대 2차' 아파트 전용 160.28㎡

일주일새 2억 뛰는 등 매매는 '신고가' 행진

‘2+2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임대료 인상 5%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더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이 임차인을 두텁게 보호하겠다며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을 강행한 가운데 정작 무주택자조차 찬성보다 반대 의견을 더 많이 내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임대차 3법’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 고공행진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세입자를 위한 임대차 3법?… 무주택자도 반대 정서 강해


리얼미터가 지난 4∼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개정 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대차 3법에 대한 반대 의견이 49.5%로 찬성 43.5%보다 많았다. 해당 설문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이뤄졌으며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주택을 자가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의 반대 여론이 비교적 더 많았다. 자가 주택 소유자의 경우 반대 여론이 51%에 달했고 찬성 여론은 43.1%에 그쳤다. 무주택자는 반대 46.8%, 찬성 44.3%로 나타났다. 차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무주택자라고 임대차법 개정을 마냥 반긴다고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





주택 보유 여부와 거주 지역 등을 고루 고려해 살펴보면 임대차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한 사람은 수도권 유주택자였다. 개정 임대차보호법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5.9%에 달한 것에 반해 찬성한다는 답변은 36.5%에 그쳤다. 반면 수도권 무주택자는 찬성 45.7%, 반대 41.7%로 조사돼 유일하게 찬성 여론이 강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무주택자의 반대 목소리가 54.2%에 달해 찬성 목소리 42.2%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았다.

주거 형태별로 보면 전세는 반대 51.7%, 찬성 46.4%로 집계됐다. 월세나 사글세는 반대 42.3%, 찬성 38.6%로 나타났다.

‘임대차법’ 쇼크로 더 오른 전셋값… 매매가 상승도 못 잡아


전세가 상승을 잡기 위해 법을 개정했지만 전세가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임대차법 쇼크’가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의 전세가를 올려놓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5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상승 폭이 지난 주보다 더 커지기까지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지난주보다 상승 폭을 넓힌 0.20%를 기록했다. 서울로 범위를 좁히면 0.17%로 58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전세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주 0.24%를 기록한 강남구는 이번주 0.30%의 상승률을 보였고 서초구도 0.18%에서 0.28%, 송파구도 0.22%에서 0.30%로 올랐다. 강동구도 전주 대비 0.03%포인트 오른 0.31%의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 외곽지역인 관악구도 0.09%에서 무려 두 배 가까이로 오른 0.1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일주일 새 전세가가 1억 8,000만원 오른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개포우성1차’ 아파트 전용 127.6㎡는 지난달 12일 12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후 며칠 뒤인 16일 같은 평형이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구 미아동에서도 ‘SK북한산시티’ 전용 114.8㎡는 불과 열흘 사이 전세가가 1억1,000만원 올랐다.

시장은 ‘분양’ 희망, 정부는 '임대' 타령… 공급 대책도 실패될까


전세뿐만이 아니라 매매가 상승세도 여전하다. ‘ 7·10대책’이 발표된 이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이번주에는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0.04%)을 기록하며 상승폭을 유지했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발표됐는데도 불구하고 전세와 매매가 상승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매매시장에서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강남구 일원동의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전용 84.97㎡는 지난 5일 24억8,500만원에 손바뀜되며 7월 전 고가인 23억4,000만원을 넘어섰다. 압구정동의 ‘현대2차’ 아파트 전용 160.28㎡도 지난달 30일 이전 고가보다 2억원 오른 42억원에 팔렸다.

일각에서는 임대차 3법으로 임대인이 다주택에 임차인을 들일 유인이 사라지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수요자는 거주와 자산 증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내 집 마련’을 원하는데 정부는 ‘거주할 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정부는 지난 4일 수도권 내 13만 2,000가구를 신규로 공급해 주택 부족을 해소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오히려 차갑다. 공급되는 주택 대다수가 정부 주도의 ‘공공임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지난해 선보인 공공분양 물량은 1개 단지 642가구였다. 올해도 마곡지구 등 3개 단지 1,800여가구에 불과하다.

전문가는 ‘분양’을 원하는 주택 수요자들에게 ‘임대’를 들이밀고, 심지어 그렇게 공급되는 임대주택 대다수가 전용 40㎡ 이하의 소형 주택이라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당연히 쾌적하고 넓은 집을 찾기 마련”이라며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다고 한들 좁은 공공임대주택으로는 시장에서 원하는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지훈·양지윤·권혁준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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