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이집트가 지중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획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터키는 이번 합의에 반대하고 있어 국경을 맞대고 있는 3국의 새로운 갈등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무장관과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EEZ 합의 사실을 공개했다. EEZ는 자국 연안에서 200해리(370.4㎞)까지 모든 자원의 독점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엔 국제해양법상의 수역이다. 다만 인접 국가끼리 수역이 겹칠 경우 상호 협의로 이를 정하게 된다. 쇼크리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로 지중해 EEZ에서의 자원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반겼고 덴디아스 장관도 “국제법적 틀 안에서 합의된 것”이라며 합법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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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EEZ 합의는 지난해 말 터키와 리비아 통합정부 사이에 합의된 EEZ 수역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외교적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그리스와 이집트는 자국의 EEZ을 침범하는 터키-리비아 간 EEZ 확정이 국제법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양국은 이번 합의로 터키-리비아의 EEZ 효력이 사실상 소멸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터키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터키 외무부는 합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그리스-이집트가 획정한 EEZ이 자국과 리비아의 수역을 침범한다며 이 합의가 원천 무효라고 맞받았다. 터키 외무부는 “그리스와 이집트 사이에는 바다를 맞대는 국경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터키는 특히 그리스가 이르면 이달 중 자국과 EEZ 획정 관련 협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이집트와의 EEZ 합의를 발표한 점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외교안보와 영토 주권 문제 등을 놓고 오랫동안 터키와 갈등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집트 또한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터키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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