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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홍콩, 언론마저 틀어막는다… 반중 언론 창업주 체포

넥스트미디어 창업주 지미 라이 체포

반중 성향 빈과일보 창립자이기도

여러 차례 테러 위협 시달려와

지미 라이 홍콩 빈과일보 창업주.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창업주 지미 라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경찰은 지미 라이 등 7명을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전했다.

빈과일보를 운영하는 언론기업 넥스트미디어그룹의 한 임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라이가 외세와의 결탁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외세와의 결탁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그동안 홍콩에서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이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사라고 전했다. 지미 라이는 반중국 성향이 뚜렷한 일간지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을 소유한 언론 기업 넥스트 미디어의 창립자다.

1948년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난 지미 라이는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친 후 13살 나이에 홍콩으로 건너와 월급 8달러를 받고 의류 공장에서 일했다. 모은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해 자금을 마련한 뒤 파산한 의류 공장을 인수한 후에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Giordano)를 만들어 아시아 굴지의 의류 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90년 넥스트 매거진,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언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6년 넥스트 매거진은 판매 부수 기준으로 홍콩 주간지 중 1위, 빈과일보는 일간지 중 2위로 올라섰다.

1994년 그가 소유한 언론 매체가 톈안먼 시위 강경 진압의 주역인 리펑 총리를 강도 높게 비난하자, 중국 정부는 본토에 있는 지오다노 매장들을 폐쇄해버렸다. 이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의류 기업을 매각해야 했다.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등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그는 수차례 테러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2008년에는 지미 라이의 자택 밖에 있는 나무에 사제 폭탄이 설치돼 불이 났고, 2009년에는 그와 마틴 리 전 민주당 주석을 암살하려던 중국인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은 총, 탄환, 지미 라이의 신상정보 등을 지니고 있었다. 2013년에는 자동차 한 대가 그의 자택 정문을 들이받았고, 이후 정문 앞에서 칼, 도끼 등이 발견됐다. 2015년에도 복면을 쓴 한 남성이 그의 자택 정문에 화염병을 던졌다.

빈과일보 등 그가 소유한 매체가 지난 6월 초부터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자 지난달 10일에는 친중파 시위대가 지미 라이의 자택에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그를 외세와 결탁해 송환법 반대 시위를 배후조종하는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지미 라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달 홍콩 시민 170만 명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빈과일보 등은 뚜렷한 반중국 성향으로 최근 인기가 치솟아 판매 부수가 급증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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