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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오죽하면 "아군 회의에 적장 부르는 격" 호소하겠나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26개 경제·업종별 단체가 10일 정부와 여당 주도로 추진되는 ‘공정경제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기업 경영의 근간을 지켜달라”고 절절히 호소했다. 이 단체들이 주최한 포럼에서 송원근 연세대 교수는 공정경제 3법이 처리될 경우와 관련해 “아군 작전회의에 적군 장수가 참여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쟁사나 외국계 투기자본이 입맛에 맞는 감사를 세워 기밀정보를 빼가 일상적 경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고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라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안이 확정되면 우리 기업은 투기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 투기자본은 짬짜미로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제도로 부당한 내부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데 과잉 입법을 양산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확대 방안을 담고 있어 신산업 진출의 꿈도 꾸지 못하게 한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의무 지분율을 높이는 조항 역시 매입비용 증가로 신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친다. 공정경제 3법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붙였지만 실상 기업 발목에 족쇄를 채워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기업 때리기 3법’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위기가 지속되는데도 176석을 가진 거대 여당은 반(反)시장 규제를 과속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규제 법안 440건 중 경제에 부담을 주는 법안이 절반쯤에 이른다. 여당은 ‘일하는 국회’를 구호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기업들이 일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2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기업 옥죄기 놀이’에 취해 경제를 망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 사냥꾼’을 불러들일 수 있는 규제 법안을 강행하기보다는 기업 경영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보완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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