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자산이 최대 2조 위안(약 348조 원)에 달했던 중국 민영 금융 기업인 안방보험이 결국 청산 수순에 들어갔다.
안방보험은 지난 14일 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낸 성명에서 당일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방보험은 조만간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법인 해산 신청을 낼 예정이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지난 2004년 세운 회사다. 중국 안팎에서 사세를 급속히 키워 이례적으로 금융 분야에서 성공한 민영회사로 한때 유명했다.
한국에서도 동양생명과 옛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인수하는 등 세계 주요국 금융사들을 대거 인수·합병하며 공격적인 해외 경영에도 나섰다.
그러나 2017년 돌연 당시 회장이던 우샤오후이가 부패 혐의로 당국에 체포되면서 성공 신화는 급속히 무너졌다. 우 전 회장은 자금모집 사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고 1조 원대 개인 자산을 몰수당한 후 복역 중이다.
안방보험의 청산은 예고된 일이었다. 우 전 회장 낙마 이후 중국 금융 당국은 2년간 민영 기업인 안방보험 경영권을 접수해 대신 행사했다.
이 기간 안방보험과 그 계열사들의 주요 자산은 주요 대형 국유기업들의 출자로 만들어진 새 법인인 다자보험으로 넘어갔다.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왜 우 전 회장이 갑자기 체포된 배경이다. 체포 직후 중국 안팎에서는 사건의 숨은 의미를 놓고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금융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당국이 안방보험을 수술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중화권 언론에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자신을 제외한 태자당(혁명 원로 자제 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안방보험을 ‘공중분해’ 시켰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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