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사이즈의 미국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도 ‘4XL’ 제품까지 선보였습니다. 체형에 맞게 밴딩을 조절해 만드니 입소문을 타고 충성 고객이 늘어났습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애슬리트(ATHLETE)의 고명섭(사진) 대표는 마른 몸매를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레깅스 시장에 빅사이즈 제품을 내놓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그는 “빅사이즈라고 해서 크기만 키우는 게 아니라 부위별로 탄력을 달리한 미세한 기술력이 특징”이라며 “최근 레깅스 트랜드에 15년간 요가복을 만들던 노하우를 결합해 빛을 보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다양한 스포츠웨어를 만들 던 애슬리트는 펑퍼짐한 요가복만 존재하던 시설 국내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고탄력 소재의 레깅스를 개발했다. 레깅스의 대명사인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이 국내에 널리 알려지기 전이다. 고 대표는 애슬리트 요가복의 상품평을 꼼꼼히 살펴보다가 레깅스가 운동복을 넘어 몸매 보정 기능을 기대한다는 점을 일찍 깨달았다. 그래서 9년 전 남보다 먼저 고탄력 섬유(스판)이 배를 덮은 하이 웨스트 레깅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는 “레깅스를 많이 입어본 사람일수록 운동성은 기본으로 몸매 보정 성능을 원했다”면서 “마니아들이 모여들자 4년 전부터 레깅스에 집중해 브랜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편안하면서도 몸매를 잘 받쳐주는 레깅스로 널리 알려진 비결로는 업계에서 가장 빠른 제품 개발 능력이 꼽힌다. 국내 생산만 고집하며 가장 오래 레깅스를 만들다 보니 이제 2~3시간이면 바로 샘플 제품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고 대표는 “다양한 체형을 위한 제품군 중 빅사이즈가 이런 시스템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전략 상품”이라며 “집중적으로 13명의 빅사이즈 피팅 모델을 고용해 샘플을 수시로 수정해가며 가장 착용감이 좋게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빅사이즈 뿐만 아니라 한 번 체형에 맞는 애슬리트 레깅스를 입어 본 고객은 충성 고객으로 돌아선다. 충성 고객들의 제안으로 제작한 엉덩이까지 가릴 수 있는 빅사이즈 티를 출시해 다시 효자 상품이 될 만큼 마니아 커뮤니티도 두텁다. 고 대표는 “홈페이지 방문자 대비 매출이 높고 재구매 고객도 일반적인 30% 넘어서 40~50%에 이른다”고 자랑했다.
애슬리트는 올해부터 레깅스 바람을 타고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다. 안다르, 제시믹스 등 업계 선두는 이상 모델이자 뛰어넘어야 할 경쟁사다. 최근에는 카페24 마케팅센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자 매출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고 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국내 생산 기술과 제품 개발 속도를 갖춘 만큼 경쟁사를 뛰어넘을 효율적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레깅스를 만들던 초심처럼 이제 운동복이 아닌 일상복으로의 스포츠웨어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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