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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혁신의 중심은 사람이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주체에 집중

누구나 혁신적 시도할 수 있도록

민간 잠재력 이끌어내는 환경 마련

'퍼스트펭귄' 육성에 초점 맞춰야

이장우 경북대 교수




최근 정부는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정책형 뉴딜펀드는 구체적 공동 매뉴얼을 토대로 40개 분야, 179개 품목을 제시하고 혁신성장 분야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과감한 재정투입이 정확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혁신하는 경제’에 관한 이해와 공감대가 필요하다.

우선 혁신의 개념에 대해 고찰해봐야 한다. 혁신이란 ‘특정 개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디어를 실현함으로써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다. 조지프 알로이스 슘페터는 경제적 진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을 주도하는 개인, 즉 혁신가 또는 기업가(entrepreneur)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은 정부의 혁신정책이 혁신가들의 생각과 행동을 중심에 둬야 함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경제가 작동하는 원리에 관한 분석이 필요하다. 실제로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경제이론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세기에 크게 발전한 거시경제학은 통화 및 재정 정책을 통해 균형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케인스 이론을 기반으로 한 뉴딜 정책이 대표적인 균형 경제 정책이다. 그러나 경제의 현실은 전모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복잡계에 더 가깝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 2000년대 주택버블과 금융위기 등에서 보듯이 경제의 많은 부분이 불균형적이다. 창조적 파괴의 혁신도 불균형 경제 영역에 속한다.

복잡계의 혁신경제에서는 수리적 모델에 의한 설계가 잘 통하지 않는다. 이보다 혁신적 개인들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혁신경제는 자연과학이 아니라 인간과학(human science)으로 분석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가 직면하는 고도의 불확실성과 역동성을 헤쳐나갈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가 그동안 이뤄낸 혁신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혁신역량과 미래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혁신에 돌입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반도체 독자개발’의 선언으로 상징되는 1세대 제조 혁신은 1990년대 중반에 들어와 ‘신경영’ 선언의 2세대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메모리반도체 1위 국가로 만들었다. 여기에 벤처기업들이 가세해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를 갖추고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동시대에 등장한 K팝·드라마·게임 등 소프트 분야에서의 혁신은 문화콘텐츠 산업이 가전 산업을 제치고 13위 수출 품목으로 뛰어오르게 만들었다.

이와 같이 제조 대기업, IT 벤처, 소프트파워의 문화기업 등 3대 혁신주체를 함께 보유한 나라는 흔하지 않다. 이들의 성공 과정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성공을 이뤄낸 결정적 요인이 개인 혁신가들의 꿈과 의지,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판단력이라는 사실이다. 슘페터가 강조했듯이 혁신은 사람이 하는 일이며 이들의 생각과 심리가 경제 진보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경제는 혁명적인 기술 변화의 시대를 맞이해 제조와 소프트 부문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퍼스트무버로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정부의 혁신 정책도 이러한 민간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특히 아이디어와 잠재력을 갖추고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혁신적 시도를 주저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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