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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는 개체가 규칙을 갖는 동기화 현상’ 유체 속 물방울에서도 발견

UNIST 정준우 교수팀, 랩온어칩에서 물방울 형성의 동기화 발견

유체계면(물-기름) 간 진동 상호작용 규명

초기에 서로 다른 시간에 나오던 두 물방울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음의 피드백을 통해 동시에 나오는 상태로 안정화 되는 컴퓨터 계산 예시. /그림=UNIST




서로 다른 진동자(시간에 따라 반복적인 행태를 보여주는 한 개체)들이 상호작용에 의해 반복 행태에 규칙을 가지게 되는 현상을 동기화라고 한다. 동시에 빛을 깜빡이는 반딧불이의 무리나 여러 개의 추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흔들리는 근접한 추시계들과 같이, 자연과 우리 일상에서는 다양한 진동자들의 동기화 현상이 발견된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동시에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자연의 질서는 흥미롭지만,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팀은 미세한 기름관(미세유체관)에서 작은 물방울들을 만들 때 저절로 박자를 맞추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이 동기화 현상의 원인을 설명할 이론적 모델까지 제시했다.

기름이 흐르는 미세유체관에 물을 양옆에서 넣어주면 기름과 섞이지 않는 물줄기가 스스로 끊어져 물방울이 된다. 원래 이 물방울은 양쪽에서 엇박자로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연구팀은 특정조건에서 처음에는 제각각 만들어지던 물방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박자를 맞추며 동기화하는 장면을 잡았다.

연구팀은 이를 ‘경계면 간(계면)의 상호작용이라는 물리학적 원리’로 설명했다. 물-기름 간 경계면에서 미세하게 발생하는 진동을 시계추처럼 하나의 진동자로 본 것이다. 물방울이 여러 개 생기면 진동자가 물방울 수만큼 생기고 여러 진동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물방울 생성 주기가 맞춰진다. 마찬가지로 물속에서 떠다니는 세포의 섬모를 하나의 진동자로 보면 섬모들이 박자를 맞춰 움직이는 행태를 설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두 물방울 생성이 박자를 맞추는 정도를 두 물방울(계면)의 거리, 액체의 흐름 속도, 점도 등을 조절해 바꿨다. 이는 암이나 병원균을 진단하는 랩온어칩(Lap-on-a-chip)에서 액체 시료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기술이다.



UNIST 물리학과 정준우(오른쪽부터) 교수, 생명과학과 강주헌 교수, 물리학과 엄유진 연구교수. /사진제공=UNIST


제1 저자이자 공동교신저자인 엄유진 UNIST 물리학과 연구교수는 “랩온어칩을 이용한 물방울 생성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간과했던 ‘동시 생성’ 동기화를 최초로 관찰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 모델 시스템을 이용해 미세유체 내에서 일어나는 동기화 현상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준우 교수는 “동기화 현상을 직관적인 원리와 함께 설명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모델 시스템으로, 복잡한 구조 제작 없이 유체를 제어할 수 있는 미래형 랩온어칩 기술로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연구과제와 UNIST 기초과학연구소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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