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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돈잔치’···상장 이튿날 옵티머스 투자도

유증, 상장 등으로 자금 조달 후 옵티머스 투자

일부 기업 100억 이상 손실 내기도

금투업계 "투자자들이 배임 의혹 제기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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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펀드 환매 사기’로 5,000억 원 대의 피해를 초래한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중 일부는 ‘설비투자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직후 옵티머스 펀드에 자금을 투입하거나 코스닥 상장 다음 날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으며, 옵티머스 펀드가 사기로 드러나 투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사례도 드러났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자금 조달 목적과 다른 곳에 투자를 단행한 만큼 배임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R&D 재투자’ 유증 하더니…한 달 뒤 ‘옵티머스 투자’ 도마 바이오 기업 도덕적 해이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217730)·에이치엘비(028300) 등은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 후 불과 한두 달 뒤에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해 7월 24일 옵티머스 펀드에 10억원을 맡겼다. 이 회사는 이후 8월과 11월에 27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총 37억원을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금이 ‘재무안전성 확보’ 등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한 지 13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해 지난해 7월11일 약 480억원의 유상증자 금액을 수령했다. 옵티머스 투자 금액은 유상증자 수령액의 10%에 육박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유상증자 당시 공시를 통해 재무안정성 확보,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AD의 글로벌 시장 확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화 강스템바이오텍 대표는 “퓨어스템AD 상업화와 주요 파이프라인 기술수출로 자체적인 현금을 창출하기 전 마지막 자본조달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유상증자 직후 옵티머스 펀드 투자와 관련해 “지난 5월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던 금액 전액을 환매했다”고 해명했다.

에이치엘비 역시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6월11일 하이투자증권을 통해 판매된 옵티머스 블라인드펀드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약 3,39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을 수령한 지 불과 엿새 만이다. 앞서 4월24일에는 에이치엘비가 지분 18.49%를 보유한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도 NH투자증권을 통해 100억원을 같은 펀드에 투자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집계한 3월 말 연결기준 에이치엘비의 현금성 자산은 303억9,600만원에 그치는 상황을 감안 하면 상당히 큰 규모의 투자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이에 대해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액만큼 나의 주식을 회사에 위탁하겠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 한 푼의 이자라도 더 받도록 운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코스닥 상장 다음 날 투자를 단행한 곳도 있다. GC녹십자웰빙(234690)은 지난해 10월15일 옵티머스 펀드에 20억원을 위탁했다. 같은 달 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509억원의 자금을 손에 쥔 지 불과 하루 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GC녹십자(006280)웰빙은 기업공개 당시 “조달한 자금 중 400억원은 충북 음성에 신규 공장을 세우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100억원은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신들이 밝힌 자금 용처와는 전혀 관계없는 곳에 투자한 셈이다.





일부 기업 뒤늦게 뛰어들어 손실도...금투업계 "배임 우려도 제기"




이외에도 크리스탈지노믹스·중앙백신연구소 등도 유상증자 이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5월21일 투자한 금액 30억원을 전액 환수했다”고 밝혔다. 제이브이엠(JVM)도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 각각 20억원씩 4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으며 이 중 20억원은 돌려받지 못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당초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약 5,000억원의 자금을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끌어모았다. 이후 해당 투자가 공공기관이 아닌 사모사채로 투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때문에 바이오 기업이 이 회사에 투자한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다만 유상증자와 상장을 한 직후 매출의 상당비중에 해당하는 자본을 사모펀드에 투입하는 투자행태는 이례적이다. 바이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증자 직후 모든 금액을 R&D와 설비 증설에 쏟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매출 없이 주주들의 돈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바이오 기업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가 운용하는 금이나 달러 연계 상품과 같은 안전 자산이나 유망한 바이오벤처에 지분 투자를 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 업계가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운영자금은 투자자금이 아니다”라며 “5월에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유상증자를 해놓고 6월에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으로 소송을 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영탁·서지혜·이승배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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