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22일(현지시간) 밤 대선 TV토론에는 과거에 없던 음소거 버튼이 활용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후보 사이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됐다가 토론 시작 전 이를 급히 철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대선토론위원회(CPD)는 후보들의 발언시간을 보장하려고 음소거 버튼을 준비했다.
6개 주제별 토론 첫 부분에 두 후보가 2분씩 자신의 정견을 먼저 발표하는데, 이 시간만큼은 상대 후보가 중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CPD가 이 규칙을 마련한 것은 대선 TV토론 역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1차 토론 때 바이든 후보의 발언에 번번이 끼어드는 바람에 토론이 엉망이 됐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처로 보인다. 음소거 버튼 작동은 토론 진행자인 NBC방송의 크리스틴 웰커가 아니라 CPD 직원이 담당한다. 트럼프와 바이든 캠프 인사들은 시간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CPD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사이에 투명 칸막이인 플렉시 글라스를 설치했다가 두 대선 캠프가 이 장치가 필요 없다고 합의함에 따라 이를 다시 철거했다.
앞서 프랭크 파렌코프 CPD 공동의장은 칸막이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료 고문들의 권고에 따라 이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의료 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다시 받았고 며칠째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생각을 바꿨다고 파렌코프는 설명했다. 바이든 후보도 이날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청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퇴장 조처된다. 1차 토론회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몇몇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방청석에 앉아 눈총을 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 후 이틀가량 지난 뒤인 이달 2일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실을 공개해 토론 시점에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왔다. 트럼프 캠프는 음소거 버튼과 플렉시 글라스 설치에 모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TV토론이 열리는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 체육관은 2008년 민주당 버락 오바마, 공화당 존 매케인 대선 후보 간 타운홀 형식의 토론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8,360㎡(약 2,530평)에 달할 정도로 넓지만 행사장에 입장이 허용된 인원은 방청객과 CPD 관계자, 보안 및 의료팀 등 200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들은 3일 이내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손목 밴드를 착용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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