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주 말을 맞아 가을철 야외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이달 말 핼러윈데이(10월31일)로 젊은이들이 클럽 등에 많이 모일 가능성이 높아 자칫하면 코로나19 감염이 취약시설을 넘어서 바깥으로 확장될 우려가 있다. 특히 독감백신 안전 문제로 접종 기피 현상도 확산되고 있어 방역당국은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관리 고삐를 더욱 죄기로 했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 155명 중 국내 발생 확진자는 138명이다. 경기(98명)·서울(19명)·인천(4명) 등 수도권만 121명에 달한다. 서울의 지인 모임, 경기 요양시설 관련 확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에서는 지난 22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중 34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 누적 확진자가 총 35명이다.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 안양시 요양시설과 관련한 확진자와 접촉자는 누적 기준 총 34명이다. 경기 양주시 섬유회사 관련 11명,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 관련 18명, 경기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 관련 1명 등이 이날 추가 확진됐다. 인천에서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관련해 1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접촉자 조사 중 10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 총 11명이 확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신규 확진자 추이가 급격히 늘어나자 방역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달 말 핼러윈데이 때 클럽 등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일 경우 자칫 지난 8~9월처럼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장기간 억눌려온 활동 욕구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폭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몇 년 전부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핼러윈데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감염확산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핼러윈 행사가 ‘제2의 클럽사태’를 초래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젊은 층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클럽 등의 방문을 자제해주시고 방문 시에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정신병원에 대해서도 방역관리실태 전수점검에 들어갔다. 특히 수도권과 부산 지역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일제 진단검사도 이달 말까지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콜센터를 비롯해 물류센터 직업소개소 등 취약 업종 민간사업장의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방역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콜센터·물류센터에는 방역지침 준수지도를 위한 현장 점검을 11월 중 실시해 콜센터에 한해 지원했던 칸막이, 비접촉 체온계 등 방역물품 비용을 밀집·밀접·밀폐한 3밀 업종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며 시민들 사이에서 ‘독감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매년 독감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이 3,000여명에 달하는 만큼 자칫 트윈데믹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질병관리청은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으실 수 있도록 충분한 조치와 신속한 설명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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