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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론]시계추를 되돌리는 검찰개혁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헌법학

검찰개혁 핵심 정치화 차단인데

법무장관 구체사건 지휘권 행사

'공정·투명한 검찰권'에 영향 우려





최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점차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보인다. 형사사법행정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법무부 장관과 수사·기소권을 중심으로 하는 검찰권의 수장인 검찰총장 간의 갈등과 대립은 그들에게 각자의 권한을 위임해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쳐 불편하기 그지없다. 민주적 법치국가에서 국가기관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 국민의 봉사자일 뿐이다. 그런데 국가공무원인 그들은 권한을 당연하게 주어진 권리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번 정부가 집권하면서 내세운 국정과제 중 하나가 검찰개혁이었다. 그래서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주장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통과시켰고 검경수사권 문제도 분산해 정리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결과는 그 자체가 검찰개혁은 아니고 검찰개혁을 위한 환경의 조성일 뿐이다. 이번 정부가 과거 내세웠던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통해 검찰의 정치화를 차단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의 독점을 개선하겠다는 것이었다.

공수처법 제정으로 공수처가 신설되면 일단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산될 것이다. 검경수사권의 조정으로 경찰도 수사권을 행사하게 되면 수사권도 당연히 분산돼 소위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형사사건에 대한 검찰의 독점적 권한에 따른 논란은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이렇게 환경이 바뀌게 되면 검찰개혁에서 남은 것은 검찰의 정치화를 차단하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에서 더 이상 독점적 국가기관이 아니라고 해도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형사절차에서 중요한 권한을 행사한다. 헌법에 근거해 여전히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영장신청권 등은 검찰이 형사사법절차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국가기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검찰의 정치화를 차단하는 것은 검찰개혁에서 가장 핵심적인 중요한 문제다.



최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은 검찰개혁의 시계추를 과거로 돌리는 것이다. 정부조직법에 따라 검찰의 상급기관은 법무부 장관이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공무원은 직무수행에 있어서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있다. 검찰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 것은 관련법 규정에 의한 것이다. 더구나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형사사법에 관한 행정사무에서 검찰의 상급기관으로 지휘·감독하는 것은 관련법의 규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수 없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하도록 한 것은 직접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왜냐하면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정치적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법무부 내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국 고검장에게 분산·이관하고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고검장을 수사지휘하게 하는 검찰개혁안을 내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은 형사사법에 관한 행정책임자이지 수사기관은 아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적 공무원이기도 한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을 주도하면 안 된다. 국민이 검찰개혁을 원한 것은 검찰이 정치권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은 국민의 입장에서 일체의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검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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