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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이 말하는 권력의 속성 그리고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

[책꽂이]■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에이브러햄 링컨은 일찍이 “어떤 사람의 인간 됨됨이를 알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쥐어보라”는 말로 권력이 사람을 달라지게 하는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심지어 권력 때문에 사고의 구조 자체가 바뀌어 아예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해 주변을 당황시키기도 한다. 작은 권력만 맛봐도 그럴진대 국가의 정치권력이나 자본력을 쥐었을 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는 이처럼 개인과 집단이 권력을 누리게 되면 왜 달라지는지,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분석을 시도한 책이다. 90년대 초·중반부터 ‘인물과 사상’ 시리즈를 비롯한 약 200여 권의 저서와 각종 언론사 칼럼 등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낸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이번엔 권력의 본질을 탐구한다. ‘왜 오늘의 혁명세력은 내일의 반동 세력이 되는가’, ‘진짜 권력은 관료 권력인 이유’ 등 총 50가지 의문을 토대로 권력의 속성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간다.

정부종합청사에서 내려다 본 청와대./연합뉴스




그러다 보니 지금 한국 정치권력의 정점인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강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내로남불’이라며 “그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고 말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착하고 선한 이미지로 지지자들의 사랑을 받는 역할을 한다”며 “정권의 실세나 실세가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선과 정의의 이름을 앞세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거칠게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적대적 공생’ 프레임 하에 정부의 잘못을 극우 보수보다 사소하게 보이게끔 해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나라가 망가진다고 우려한다. 강 교수는 이를 “자기 성찰과 책임의식은 필요 없고 상대를 열심히 두들기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강 교수는 권력이 사람의 뇌를 바꾸는 이유를 무엇으로 판단하고 있을까. 생물학적으로는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경험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반응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지배적 행동을 낳으며 더 많은 승리를 불러온다고 한다. 그러다 넘치는 자신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만에 젖어 무분별한 행동을 벌인다는 것. 이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겸손으로 무장하고 권력과 정치를 가진 자들이 스스로 계속 의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금은 권력과 정치를 과하게 긍정해서 문제라는 것.

다만 책을 읽다 보면 권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에 빠지기 쉬워 보인다. 강 교수 본인은 “그렇게 읽힐 수 있다고 인정하지만, 내 생각은 오히려 정반대”라고 말하지만 책에서는 뭔가를 바꿔나가려는 열정도 권력욕의 한 형태라고 언급한다. 그럼 ‘과연 뭘 하자는 건가’ 하는 독자의 생각까지 막을 수는 없을 듯 하다. 1만7,000원.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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