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적은 반면 높은 의료접근성 덕분에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나 병상수는 OECD 최다였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가 장비도 많이 갖추고 있었다. 지리적 여건, 건강보험 체계 등의 영향으로 의료 접근성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 진료 횟수 등도 많은 것으로 해석되며, 의료기관들이 경쟁적으로 환자를 더 많이 받고 진료량을 늘리기 위해 몸집을 키우려 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30일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25’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현재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66명이다. 2022년 기준 2.65명에 그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적으며 OECD 국가 평균인 3.86명에 크게 못 미친다. 앞서 2022년에는 의사 수가 가장 적었으나 한 계단 올라섰다.
의대(한의대 포함) 계열 졸업자 2023년 인구 10만명당 7.4명이었다. OECD 국가 평균 14.3명의 절반 수준이며 이스라엘(7.2명), 캐나다(7.3명)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수치다. 간호사 수도 OECD 평균(8.4명)보다 적은 5.2명이었다.
반면 2023년 기준 국내 병원의 병상수는 인구 1000명당 12.6개로 OECD 평균인 4.2개의 3배에 달하며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병상 중 생명이나 정상적 기능을 위협하는 질병을 다루기 위한 급성기 치료 병상은 1000명당 7.4개로 OECD 평균(3.4개)의 2.2배 수준이었다.
고가의 의료 장비도 많이 갖췄다. MRI 장비는 인구 100만명당 38.7대, CT 장비는 100만명당 45.3대로 각각 OECD 평균(MRI 21.2대·CT 31.1대)을 크게 웃돌았다. 장비가 많은 만큼 이용량도 많았다. MRI 이용량은 1000명당 90.3건으로 OECD 평균보다 적었으나 CT 이용량은 인구 333.5건으로 OECD 국 회원국 중 최다였다. 복지부는 국내 CT 이용량이 연평균 8.3%, MRI 이용량은 연평균 13.2%로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8회로, OECD 회원국 중 최다였으며 평균(6.5회)의 2.8배에 달했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17.5일로 일본(26.3일) 다음으로 길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 일수는 연평균 0.6% 증가한 반면, 급성기 치료는 연평균 2.1% 줄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2022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3.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2012년 30.3명에서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OECD 평균인 10.7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2배 이상 높다. 이재명 대통령도 자살사망률 감축을 최우선 국정 현안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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