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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 창녕 인양사 조성비

신라 고승 형상·공덕 기록...사료적 가치 높아

보물 제227호 안양 인양사 조성비 중 승상면. /사진제공=문화재청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리에 가면 단청을 한 비각이 있고 그 안에는 특이한 형태의 비(碑)가 있다. 810년(헌덕왕 2)에 건립된 ‘창녕 인양사 조성비’다. 비석의 한 면에는 승려 형상의 부조가, 나머지 3면에는 모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신사의 일반적 석비가 이수와 귀부를 갖춘 것과 달리 귀부 대신 직사각형의 받침이, 이수 대신 옥개형(屋蓋形) 머릿돌이 얹혀 있다. 이런 형태는 통일신라 시대뿐 아니라 현존하는 국내 금석자료 중 유일하다.

이 비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 실시된 한반도 고적조사에 의해서다. 이때부터 이 비는 독특한 형태와 비문의 내용을 근거로 탑당치성문기비·창녕읍내석불광배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다가 2010년 문화재청이 창녕 인양사 조성비(보물 제227호)로 이름을 변경한 후로는 인양사 조성비로 불리고 있다.



이 비석은 발견된 시점부터 100여년간 독특한 형태와 건립연대가 확실한 비문 덕에 세간의 관심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1970년대 이전까지 비신에 부조된 석상은 불상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 석상은 불보살이 아닌 신라 고승을 재현한 승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새로운 판독들이 제시되면서 통일신라 사원의 불사(佛事), 운영 등이 조명될 수 있는 사료적 가치도 부각됐다. 또한 부조된 승상과 비문의 내용을 연관시켜 비문의 본문에 새겨진 불사 내용은 부조된 승상이 생전에 행한 불사 공덕을 기록한 것이고 좌우 양 측면에는 그의 공덕을 칭송한 ‘송(頌)’이 새겨진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면 이 승상은 누구일까. 몇몇 학자들은 비문에 새겨져 있는 순표(順表)라는 승려로 보기도 하고 혹자는 표명(表明)이라는 승려로 추정하기도 한다. 인양사의 탑과 금당을 완성한 771년부터 이 비가 세워진 810년까지 무려 40년간 불사 공덕을 쌓은 이 고승에 대한 학계의 보다 활발한 고증이 있기를 바란다.
/이종숙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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