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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유행에 자영업자들은 '울상'…일부에선 야외서 술 마시며 '춤판'

신촌 대학가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가 22일 오후 주말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권욱기자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하며 자영업자들의 신음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돼 회복 중이던 내수 경기가 다시금 꺾일 조짐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는 사례도 속출했다.




자영업자들, '거리두기 2단계' 앞두고…"연말 특수 기대했는데" 절망

지난 주말 전국 곳곳의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최근의 추세에 우려의 목소리를 보냈다. 홍대입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최 모(50)씨는 지난 20일 “거리두기 1.5단계가 되니 확실히 지난주보다 손님이 줄었다”면서도 “차라리 손님이 여기서 더 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확진자가 많아져 거리두기 2단계가 되면 9시에 문을 닫아야 하는데 술집은 야간에 문을 못 열면 영업하는 의미가 없다”며 “지금도 직원들 월급 주기가 버거운데 정말 큰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의 우려는 22일 현실이 됐다.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오는 24일부터 2단계로 격상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당초 지난 19일 시행했던 1.5단계를 2주간 적용하기로 했으나 ‘3차 대유행’이 빠르게 진행되자 서둘러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근 신규 확진자는 닷새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클럽 등 5종의 유흥시설은 영업이 중단되고 음식점은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카페의 경우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수침체의 공포는 서울 외 지역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강원도 평창의 한 숙박업소 사장은 “12월이면 스키를 타러 왔다가 숙박하고 가는 손님들이 많이 올 시기”라면서도 “올해 1~2월에도 코로나19로 손님이 뜸해 적자 운영을 했는데 요즘 분위기를 보면 이번 겨울에도 적자가 날 판”이라고 전했다. 연말 특수를 겨냥한 할인 행사 준비로 분주했던 경기도 파주 대형아울렛쇼핑몰의 한 매장 점원도 “10월만 해도 (거리두기 조치가 1단계로 내려가면서) 손님들이 늘면서 매장이 제법 붐볐는데 요즘 들어선 다시 줄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관련 할인행사도 준비했지만 손님들이 예전보다 많이 없어 썰렁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한 음식점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허진 기자





2단계 직전 주말은 '불금'·'불토'…방역수칙 미준수 多

이런 가운데서도 지난 주말 서울의 여러 번화가는 ‘불금’과 ‘불토’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거리두기와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20일 저녁 찾은 강남구 선릉역 앞 먹자골목, 건어물을 안주로 내놓는 한 주점은 공간이 10평 남짓으로 좁았지만 24명의 손님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기자가 가게에 들어서자 직원이 명부 작성을 요구했지만 체온을 측정하는 과정은 생략됐다. 인근의 한 감자탕 가게는 면적이 50㎡는 족히 넘어 보였지만 테이블 띄어 앉기, 좌석 한 칸 띄어 앉기, 테이블 간 칸막이 (가림막) 설치하기 중 무엇도 지키지 않았다. 현재 시행 중인 거리두기 1.5단계 상태에서는 면적이 50㎡가 넘는 시설은 위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은 음식점뿐만 아니라 일부 대형 소매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1일 오후 3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 스포츠브랜드 매장에는 어림잡아도 100명 넘는 손님들이 있었다. 하지만 입장 시 방문자 명부를 작성토록 하거나 체온을 확인하는 직원은 없었다. 정부 방침상 면적이 300㎡ 이상 되는 시설은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관리, 주기적 환기·소독까지 세 가지 기본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해당 매장의 한 직원은 “방역을 자주 하고 있다”면서도 “본사에서 다른 지시가 내려오지 않아서 (명단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내국인과 외국인 20여 명이 20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문화공원에서 유흥을 즐기고 있다. /김태영기자



일부 외국인은 공원서 '야외 술판'도…"서울은 괜찮다 생각해"

클럽과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내 춤추기가 금지되자 일부 시민은 야외에서 모여 이 같은 수칙을 빗겨가기도 했다.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마포구의 홍익문화공원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20여 명이 한데 섞여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모두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벗은 채였다. 바로 옆에는 2m 거리유지와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평소 이 곳에서 친구들과 자주 모인다는 외국인 A(22)씨는 “남의 나라에서 이렇게 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솔직히 외국에 비하면 한국은 코로나가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날이 추워서 이렇게 놀다가 곧 실내 술집으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춤을 추던 국 모(26)씨는 “공원에서 술을 먹다가 외국인들이 있길래 재밌어 보여서 합류했다”면서도 “확진자가 느는 와중에 이렇게 나온 걸 반성하고 있지만 실내보다는 야외가 안전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태영·허진·한민구·이주원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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