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국무회의와 국제반부패회의(IACC)에 갑자기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복과 ‘마패’를 형상화한 장신구로 직접 권익위 마스코트인 암행어사 차림을 연출해 IACC 한국 개최를 여론에 홍보하려 한 것이다.
전 위원장은 1일 오전 10시 국무회의에 불현듯 암행어사 복장을 하고 등장했다. 다른 국무위원들은 정부서울청사에 모두 모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영상으로 주재한 회의였다. 더욱이 이날은 회의를 전후해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겪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따로 불러 면담할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날이었다. 검찰 이슈로 국민들의 이목이 국무회의에 집중된 상황에서 전 위원장의 모습이 아무래도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이다.
전 위원장은 이뿐만 아니라 역대 최초로 비대면 화상으로 열린 IACC 개회식에서도 이 복장을 그대로 입은 채 갓까지 쓰고 사회를 봤다. 이날 관가에서는 전 위원장의 퍼포먼스를 두고 여론 노출을 즐기는 정치인 출신 위원장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개회식에서는 문 대통령과 위겟 라벨르 IACC 위원회 의장, 델리아 페레이라 루비오 국제투명성기구 회장, 이상학 한국투명성기구 공동대표 등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전 위원장은 2일 오후에도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반부패·청렴을 말하다’라는 주제의 청렴 토크콘서트에 연사로 출연한다. 전 위원장은 미니 강연을 통해 “부패는 우리의 삶 모든 부분에 맞닿아 있으며 반부패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것들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이번 IACC에는 140여개국 각료급 대표와 시민사회·국제기구·언론인 등 3,000여명이 참석해 각국의 반부패 척결 관련 내용을 공유한다. 특히 2일 오후 2시부터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명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특별대담도 진행된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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