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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정책 신뢰 추락하는데 '경기 반등' 찬가만 부르나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10월의 속보치 1.9%를 뛰어넘는 2.1%를 기록했다”며 경기 낙관론을 또 꺼냈다. 문 대통령은 고무된 듯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반등의 힘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 뒤 주가 상승세를 언급하며 ‘동학 개미’로 표현되는 개인 투자자들을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난마처럼 얽힌 국정에서 경제를 통해서나마 나름의 성과를 내세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통계 보정으로 지표가 좀 나아졌다고 해서 이를 끌어들여서까지 반등론을 강조하는 것은 어색하다. 당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한 시점에 우리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0.1%포인트 낮췄고 내년은 2.8%로 한꺼번에 0.3%포인트나 떨어뜨렸다.

더욱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 2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예금은행의 비법인 기업(자영업자) 대출은 3·4분기 말 387조 9,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직원을 내보낸 것도 모자라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현실이다. 법원 파산자도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는 나랏빚을 또 늘려가면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의 어깨를 수차례나 두드려줬지만 정책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홍 부총리가 ‘전세 퇴거 위로금’으로 희화화되더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가 “서민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는 말장난”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이 만든 화려한 수치의 원고에 빠지지 말고 냉엄한 경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수출 기업이 환율 급락에 비명을 지르지는 않는지, 한국판 뉴딜이 과거 정책의 재탕·삼탕은 아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차기 정부에 성장 능력이 고갈된 빈 곳간을 물려주는 것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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