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3·4분기까지 연구·개발(R&D) 투자를 지난해보다 8,000억원이나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삼성전자의 누적 R&D 비용이 16조원에 육박하며 1위를 기록했고,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네이버였다.
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 보고서를 통해 R&D 투자 금액을 공시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 3·4분기 누적 투자액은 총 40조1,5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3%(8,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1,178조6,822억원으로 4.85%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했는데도 R&D 투자액은 늘면서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지난해보다 0.23%포인트(P) 높아진 3.41%를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R&D 비용이 15조8,971억원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500대 기업 중 10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R&D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기아자동차 등 6개 기업이 조사 대상 기업 전체 R&D 투자액의 65.2%를 차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기계·설비, 서비스, 공기업, 철강, 건설·건자재 등 8개 업종의 R&D 투자액은 5조9,41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2% 감소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의 R&D 투자 감소폭이 1,630억원으로 가장 컸다. 반면 자동차·부품, 제약 등 9개 업종은 R&D 비용이 34조2,146억원으로 3.4% 늘어 전체 R&D 투자액을 끌어올렸다.
매출 대비 R&D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네이버였다. 네이버는 매출 3조7,915억원 중 25.51%인 9,673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한미약품(23.39%), 넷마블(20.59%)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매출 대비 R&D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제약업(13.21%)이었고, IT·전자(8.19%), 서비스(6.4%), 자동차·부품(2.96%) 등이 뒤를 이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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