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겨울을 맞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3일 처음으로 1,000명대를 기록한 신규 확진자 수는 점차 감소 추세였으나 불과 사흘만인 16일 또다시 1,000명 선을 넘었다.
특히 사망자와 중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상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포화 직전이고, 확진 판정을 받고도 감염병 전담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지 못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국내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신규확진자 역대 최다 기록 경신...방역 '초비상' |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078명으로, 직전일(880명)보다 198명 증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3일 1,030명을 기록한 후 700명대로 급감한 것은 주말 코로나 검사 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확산세는 한동안 잠잠했던 종교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데다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일제·정기검사에서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누적 168명),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117명), 남양주시 별내참사랑요양원·주야간보호센터(33명), 충남 당진시 나음교회(104명), 부산 동구 인창요양병원(63명), 울산 양지요양병원(206명) 등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일별로 680명→689명→950명→1,030명→718명→880명→1,078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860.7명꼴로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832.6명(643명→673명→928명→1,000명→682명→848명→1,054명)으로, 거리두기 3단계 범위(전국 800∼1,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에 속한다.
관련기사
정부는 그간 3단계 격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00명대에 달하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실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무작정 3단계 조치를 단행하기보다는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감안해 분야별로 지원대책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를 제대로 이행하려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마지막 수단인 3단계 상향 결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총리의 이날 발언은 향후 3단계 격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망자·중환자 규모도 확대...병상 대란 현실화 |
전날 하루 동안 12명이 숨을 거두면서 누적 사망자는 612명이 됐다. 직전일(13명)에 이어 이틀 연속 하루 사망자가 두 자릿수로 나왔다.위중증 환자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위중증 환자는 97명이었으나 2일(101명) 100명을 넘어서더니 이후 일별로 117명→116명→121명→125명→126명→134명→149명→172명→169명→179명→179명→185명→205명→226명을 기록해 200명 선을 훌쩍 넘었다. 이달 1일과 비교하면 보름만에 배 이상 폭증했다.
중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병상은 점점 포화 상태에 달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에 총 40개뿐이다. 직전일보다 또 3개가 줄었다.
특히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이 몰려있는 수도권에는 3개(서울 1개, 인천 2개)밖에 남지 않았다. 중환자와 별개로 코로나19 확진 후 2일 이상 입원·입소를 대기 중인 확진자도 268명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를 막기 위해 공격적인 선제 검사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날 수도권의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1만3,629명을 검사했으며, 이 가운데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