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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쌍용차, 내년부터 셧다운 들어가나...키는 인도 정부에

외국계 부품사들 “현금결제 없인 납품못해”

최악 경우 ARS 중단 후 회생절차 돌입

산은, 평택·창원공장 담보 처분해 원금 회수할 수도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부품업체들의 납품 거부로 지난 24일과 28일 이틀 간 부품 가동을 멈췄던 쌍용자동차가 29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쓸 부품만 남아 새해 공장 가동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보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결정으로 시간을 벌었다고 믿은 쌍용차(003620)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인 셈이다. 관건은 쌍용차 매각 성사 여부인데 키는 인도 정부가 쥐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쌍용차는 29일 “기존 계약 고객에게 차량을 제공하기 위해 긴급히 부품을 조달해 라인 운영을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계약 물량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할 수 있도록 납품 업체들이 재고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물량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은 이달 31일까지다.

현재 부품 납품을 거부하는 업체는 외국계인 보그워너오창(T/C어셈블리)과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콤비미터), LG하우시스(범퍼) 세 곳이다. 이들 업체는 부품 추가 공급을 위해서는 현금결제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쌍용차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년 2월 28일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새해 공장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쌍용차는 통상 3개월 만기 어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품을 공급받아왔다. 외국계 부품 업체들은 이 어음을 받고 부품 공급을 재개하더라도 2월 말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대금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 공급 차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ARS 프로그램을 통한 시간벌기도 물 건너가 쌍용차는 결국 회생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회생절차 돌입 시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쌍용차 자체 경쟁력으로는 존립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쌍용차는 평택공장 부지 등이 매각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지난 6월 산업은행은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쌍용차 관련 질의 답변서에서 ‘쌍용차의 채무불이행 등 경영위기 시 대출금 회수 방안’을 묻는 질의에 “평택공장 등을 담보로 처분해 회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산은은 쌍용차에 대출을 해주며 평택·창원공장 등을 담보로 잡았는데, 빚을 못 갚으면 담보를 처분해 대출금을 건지겠다는 뜻이다. 당시 쌍용차 측은 이에 대해 “대출금 회수를 못 하면 당연히 담보권을 행사하겠다는 원론적 견지일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지원 중단을 선언한 상태이며 한때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와 마힌드라 간의 협상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부품 공급 차질만 해소되면 내년 2월 말까지 시간을 벌면서 대출 만기 연장과 함께 HAAH와의 인수 마무리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마힌드라다. 마힌드라는 이 기간 동안 HAAH와 투자 유치 협상을 끝내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가 새로 자금을 투입하고 미국 유통망을 활용해 쌍용차 판매에 나서면 기사회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키는 인도 정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AAH는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74.65%)을 30% 이하로 낮추라고 요구 중이지만 인도 중앙은행은 자국 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기업 지분 25% 이상을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토록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될 경우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은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른 한편에서는 산은과 정부의 지원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쌍용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HAAH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방한해 평택공장을 실사하는 등 쌍용차 인수에 공을 들이면서 산업은행의 채권 만기 연장을 요청했다”며 “끝내 산은이 입장을 내지 않아 최종 딜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채권 만기 결정을 내렸다면 쌍용차가 HAAH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흐르더라도 쌍용차의 청산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차 측은 법원이 지역 경제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 파산 결정을 내리지는 않으리라고 보는 듯하다”며 “하지만 외부 투자 유치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없이는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갑·김능현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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