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존의 ‘하나의 중국’ 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범 직후부터 고강도 대중(對中) 압박 가능성을 시사하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비난하면서도 중국과의 전면전은 피하는 모양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국무부는 바이든 정부 출범 사흘 만인 지난달 23일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담긴 상하이 코뮈니케(공동 선언문)를 비롯한 미중 3대 코뮈니케를 미국의 오랜 약속으로 거론해 이 원칙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정부가 대만의 지위를 격상해 중국과의 정면 대결 사태를 피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중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고강도의 대중 압박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대만과 단교한 지 42년 만에 처음으로 주미 대만 대표를 초청했으며 최근 중국 전투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Z)에 진입하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남중국해 훈련으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중국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1일 “대만과 미국이 지난 정권의 막바지 행보를 계기로 대만 독립을 계속 추진한다면 대만 해협을 넘어 군사적 충돌이 촉발될 것”이라며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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