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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이재영·이다영, 배구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배구협회, 회의 거쳐 중징계 결정

"부적격 행동 일벌백계 차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자매. /연합뉴스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됐다.

대한민국배구협회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마추어 배구를 관장하는 협회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재영과 이다영을 향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소속구단인 흥국생명도 이날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두 선수는 코트에 복귀하더라도 태극마크를 다시 달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배구협회는 국가대표팀의 주축에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두 선수의 징계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전날 실무 회의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회의를 개최했다.

협회는 논의 결과,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주력 선수인 둘을 제외할 경우 전력 손실이 크지만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부적격한 행동에 대해 일벌백계한다'는 차원에서 중징계를 결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는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한국배구연맹(KOVO)과도 협력할 예정"이라며 "인권권익센터를 통해 학교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전주 중산초등학교, 경해여중, 선명여고에서 내내 함께 뛴 레프트 이재영과 세터 이다영 자매는 지난 2019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도쿄올림픽 예선,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의 기둥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두 선수를 둘러싼 '학폭' 논란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확산됐다.

글쓴이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을 글을 올려 현재 유명 여자배구 선수에게 10여 년 전 중학교 재학 당시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가해자가 SNS에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을 정말 힘들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걸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면서 "자신을 돌아보기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 글을 쓴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이어 "피해자는 총 4명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해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가해자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TV 프로그램에도 나온다.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특히 "가해자는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막거나 돈을 빼앗았고 흉기로 위협하거나 신체적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피해사례가 20가지가 넘는다"고 전해 네티즌의 공분이 이어졌다.

두 선수와 구단의 사과에도 철저한 진상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동의 인원 1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청원이 시작된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 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9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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