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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피플
“근본적 질문 던지는 기초과학, 긴호흡으로 지원해야"

UST 명예교수 추대된 ‘1호 국가과학자’ 신희섭 전 IBS단장

의대 졸업 후 30년 동안 뇌 연구

"엔지니어링, 단기 결과 내놓지만

기초과학은 가설·실험 반복해야

잘하는 분야 전념토록 지원 필요"





“중요한 질문일수록 답을 찾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뇌 과학 등 기초과학 연구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끝없이 가설을 세우고 규명하는 과정입니다. ”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명예교수로 추대된 '대한민국 1호 국가과학자' 신희섭(71·사진)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사회성연구단장은 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분야가 적지 않은데 더 많은 성과를 내려면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UST는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이 공동 설립·운영하는 국가 연구소 기반 대학원대학이다. 이날 UST는 국가를 대표하는 과학자가 교육 발전에도 기여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신 전 단장을 명예교수로 추대했다. 출연연 퇴직 연구자의 명예교수 추대는 지난 2003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말 IBS 단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한 신 명예교수는 국내 처음으로 뇌 연구에 유전학을 도입했다. 국내 신경과학 연구를 세계 수준으로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호 국가과학자’로 선정됐다.

30년 동안 뇌 연구에 천착했지만 그는 원래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학도였다. 미국 코넬대에서 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교수도 맡았다. 신 명예교수는 “의사보다는 미생물학 등의 연구에 관심이 많았고 미국에서 면역학 공부를 하면서 유전학에도 눈을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1년 포항공대(포스텍) 교수로 국내로 돌아온 후 본격적으로 뇌 연구를 시작했다. 뇌와 유전학 융합은 당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됐고 해외에서도 초기 단계였다. ‘유전자 녹아웃’ 기법으로 생쥐의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후 돌연변이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을 분석해 뇌 기능을 밝혀냈다. 그는 “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뇌의 어느 부분에서 학습·기억 등의 기능이 이뤄지는지 규명할 수 있다”며 “뇌 연구에 방법론으로서 유전학을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세포 내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하는 유전자 연구도 국내외 학계의 관심을 끈 성과다. 그는 “칼슘이 뇌세포 이온 통로로 들어가는 작동과 기능에 대한 연구는 처음 시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 조절 및 간질, 통증 치료 기술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 국민훈장 동백장과 호암과학상, 2005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등을 받았다. 2009년 미국 학술원 외국인 회원 및 2010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도 선정됐다.

2004년부터 UST 교수로도 임용돼 생체신경과학 및 기초과학 전공에서 석사 12명, 박사 16명을 배출했다. 그는 “명예교수로서 UST 대학원생 등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초과학 수준이 해외와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자 수 등 양적으로는 중국·일본 등보다 규모가 작지만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결과물을 내놓는 엔지니어링과 가설과 실험을 장기간 반복해야 하는 기초과학은 완전히 다르다”며 “잘하는 분야에서 연구자들이 더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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