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모든 미국 성인에게 접종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 시기를 당초보다 2개월 앞당기면서 백신발(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이제 모든 미국 성인에게 충분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궤도에 올라섰다”며 “오는 5월 말까지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계획보다 두 달 빨라진 것으로 기존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공급이 이번 주부터 확대되는데다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이 이틀 전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백신 종류가 3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약사 머크가 J&J 백신을 안전하게 제조하도록 국방물자법(DPA)을 발동했다고 밝혀 J&J 백신 공급이 확대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머크는 지난 1월 자체 백신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공급을 주당 1,450만 도스에서 1,520만 도스로 늘린다고 밝혔다. 여기에 J&J 백신(280만 도스)을 포함하면 이번 주 총 1,800만 도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인 취임 100일 이내 1억 도스 접종 목표 도달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례 없는 재정 부양책과 통화 완화 조치가 더해지면서 경기회복 속도도 빨라지는 양상이다. 1일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2월 제조업지수는 2018년 8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1월 1인당 개인소득도 10% 급증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변화를 실시간 추적하는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10%에 달했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상반기 동안 V자 회복이 이뤄질 것이고 이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 국민이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곧바로 대유행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내년 이맘때쯤 그렇게 되기 바란다”면서도 "새로운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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