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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웃는 전통시장 사장님들

울산·대전 등 반찬가게·정육점

1인용·가족용 상품구성 다양화

사전예약·배달 등 맞춤 서비스

고객 호응 속 매출 회복세 뚜렷

울산시 중구 태화종합시장에 위치한 한 과일가게 앞을 손님들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통시장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일부 매장은 온라인 장보기 및 주문 배달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고객을 혹보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예전엔 고기가 주고 나머지 채소 같은 것은 부수적으로 판매했는데 지금은 같이 먹는 쌈장부터 버섯, 나물, 채소까지 묶어 1인용부터 가족용으로 다양하게 준비해 둔 덕에 손님이 부쩍 늘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4일 오후 울산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드문드문 매장을 찾는 손님의 발걸음에서 예전의 활기를 찾기는 어려웠지만 단지 내 상가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53) 씨의 표정은 밝았다.

정육점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가 적은 업종으로 꼽힌다. 외식이 줄어든 만큼 집에서 음식을 하는 시간이 늘면서 육류를 찾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재료에 대대적인 신경을 썼고 그 결과 매출도 점차 회복을 보이고 있다.

이 씨는 “코로나19 이후 혼자 저녁식사를 하거나 안주용으로 고기를 사는 분들이 늘기 시작했다”며 “그런 분들의 취향에 맞춰 각종 채소를 소분해 1인용으로 포장했는데 덕분에 매출이 1.5배 정도 늘었다”고 비결을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31일까지 가정 내 평균 돼지고기 구매량(외식 미포함)은 국산이 2.0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4㎏에 비해 10.3% 늘었다. 수입산도 1.45㎏에서 1.60㎏으로 10.3% 늘었다. 이 씨는 “우리 가게의 경우 외부 요인에 의한 매출 상승이 10%라면 나머지 40%가량은 판매 방식을 다변화한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줄어든 빈틈을 온라인쇼핑이 발빠르게 채우고 있지만 소규모 상가도 온라인 당일배송과 메뉴 변경 등을 시도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정육점을 비롯해 반찬과 간편식 등 일부 품목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직격탄을 맞은 전통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잡고 있다.



반찬가게가 대표적이다. 예전처럼 다양한 반찬들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 장조림, 게장 등 한 가지 종류를 특화해서 선보이는 반찬가게가 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반찬을 만드는 게 아니라 미역국과 소고깃국, 콩나물국 등 국 종류만 판매하는 식으로 변신을 꾀하는 매장도 크게 늘었다.

매주 월요일마다 장이 서는 대전 서구의 국화아파트에서는 직장인들이 국과 반찬을 전화로 사전에 예약하고 퇴근길에 받아가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1인가구 및 맞벌이가구가 늘고 코로나19로 식당이 일찍 문을 닫자 사전 예약 서비스를 도입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주문 배달까지 시작하며 경쟁 가게와 차별화에 나섰다.

아파트 인근에 커다란 솥 5개를 걸어놓고 설렁탕, 육개장, 곰국을 판매하고 있는 강태민 점주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끓여 놓은 국을 저녁 늦게까지도 다 팔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며 “판매 방식과 메뉴를 바꾸고 나서는 특히 여성 직장인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준비해 놓은 국이 조기에 매진돼 퇴근시간도 빨라지고 매출도 기대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과일 배달 전문점도 동네주민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점포에서 과일을 판매하던 기존 방식이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리 고객들이 원하는 과일의 주문을 받은 뒤 배달하는 방식이다. 아침 일찍 대규모 청과시장 등에서 신선한 과일을 사들인 후 정오까지 주문을 받아 오후에 배송한다.

이 때문에 점주는 과일을 진열하는 점포를 얻을 필요가 없어 초기 자본금을 줄일 수 있고 고객들은 손님으로 북적이는 시장에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입소문을 듣고 과일 전문 배달점에서 주문해봤는데 과일이 너무 신선했다”며 “코로나19로 대면 쇼핑을 꺼리는 지인들에게 적극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통시장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지만 차별화된 마케팅과 맞춤형 서비스로 매출을 회복하는 점포가 늘고 있다”며 “비대면 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점포는 고객들이 꾸준히 유입된다는 점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울산=장지승 기자·전국종합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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