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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인사위 '과반수 확보'...위원들의 속내는

위원 7명 중 4명 동의해야 검사 임명

여야 제외 3명의 위원들 선택은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23명을 뽑는 인사위원회 첫 회의가 12일 열린다. 인사위원 7명 중 4명 과반수가 동의해야만 최종 채용이 된다. 최소 4명의 인사위원이 어떻게 합의를 볼 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공수처에 따르면 인사위원 총 7명이 인사위에 출석할 예정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위원장이 되고, 여운국 공수처 차장과 김 처장이 위촉한 이영주(사법연수원 22기)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이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 몫으로 나기주(사법연수원 22기)·오영중(39기) 변호사, 국민의힘 추천 유일준(21기)·김영종(23기) 변호사가 있다.

인사위원회의 핵심은 위원 과반수 4명의 동의를 어떻게 받느냐다. 이전에 김진욱 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위원 반대 의견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지만, 7명 만장일치로까지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설득이 안 되면 4명 이상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성” 강조한 나기주 위원, LKB 이광범·이용구 인연에 관심


4명이 어떻게 모일지는 여러 변수가 있다. 먼저 여야 위원들은 각각 뭉쳐서 2표를 한몸처럼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와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사 후보자마다 여당 측과 야당 측이 엇갈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2표를 어디서 얻는 지가 관건이 된다.

원래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의 나 변호사가 여당이 추천한 인사위원이지만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고 중립적 검사들을 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09년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장으로 있으면서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주임검사였기도 한 그는 공수처 인사위원 지목 후 “검사를 뽑을 때 정치적 중립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편파적 추천은 공수처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정치적 성향의 변호사들을 공수처 검사로 뽑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나 변호사가 여권의 이해관계에 맞춰 심의·의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광범 LKB 대표변호사와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연이 있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 나 변호사를 뽑은 배경에 한몫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나 변호사는 검찰을 떠나고 2013년 ‘법조공익모임 나우’에서 이사로 활동했다. 이 모임에는 이용구 차관도 이사였고 이광범 대표변호사는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광범 대표변호사의 로펌 LKB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변호하는 등 현 정권 핵심 인물들 변호인단을 맡으면서 정권과 아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나 변호사가 겉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어도 그의 추천 배경을 보면 그 역시 여권 성향에 맞는 검사들에 손을 안 들어주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오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야권과 검찰에 비판 목소리를 내는 친여권 인사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위원 2명도 정치 성향이 분명하다. 김영종 변호사는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냈고, 유일준 변호사는 지난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다.



김진욱 “처·차장 담합해 표 행사할 일 없을 것” 강조


이렇게 되면 여야 2명씩 갈리는 상황에서 과반수를 만들 수 있는 것은 김 처장과 여 차장, 이 소장의 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처장과 여 차장이 여야 위원들처럼 표가 합쳐져서 행사될 수 있다”며 “함께 호흡을 맞춰온 처·차장이 같은 표를 행사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 처장과 여 차장이 같은 검사 후보자들에게 투표를 할 경우 ‘캐스팅보트’가 된다.

예컨대 여당 위원 2명이 원하는 검사에 처·차장이 함께 표를 던져 4명 과반수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김 처장과 여 차장이 여야가 원하는 검사들을 골고루 채용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수처가 이렇게 ‘기계적 중립성’만 지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민변 또는 한변 출신의 정치적 성향이 강한 변호사가 1~2명만 들어와도 공수처 전체 물을 흐리게 된다”고 말했다.

꼭 처장과 차장이 의도적으로 담합하지 않더라도 지난 1월 말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만큼 공수처에 필요한 인재가 누군지도 생각이 같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더구나 김 처장과 여 차장은 인사위원 7명 중 유일한 판사 출신들이고 차분한 성격도 심지어 비슷하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다만 김 처장은 이런 시각에 대해 최근 주변에 “처장과 차장이 두 몸인데 (담합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대로 본인과 여 차장이 독자적으로 심의·의결을 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김 처장과 여 차장, 김 처장이 지목한 이영주 소장 모두 ‘개인 플레이’를 하면 과반수는 어떻게 모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여성 검사 투톱’ 이영주 전 검사장도 관심…결국 김진욱의 중재가 핵심


이영주 소장의 생각도 관심이다. 이 소장은 역대 두 번째 여성 검사장이었으며, 2009년에는 대검 형사2과장으로 발령 받으면서 사상 최초 대검 여성 과장이었다. 검찰 내에서 여성 검사 ‘맏언니’로 불려진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과 ‘투톱’으로 불렸던 인물이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소장은 합리적인 인물인 동시에 이력을 보면 ‘검찰주의자’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검찰과 대립하는 여권에 치우친 인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김 처장의 중재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야 위원들 중 원하는 대로 인사위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강하게 반발할 경우 공수처는 출발하기 전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김 처장이 여러 차례 ‘여야 합의 정신’을 강조해온 만큼 의견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수렴할 지 주목된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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