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이 미국·호주·일본·인도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가세할 경우 신뢰가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다음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방한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한국은 쿼드 합류의 전략적 모호성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제목의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다.
청 교수는 글에서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면 막 회복한 중국과 한국 사이의 전략적 상호 신뢰가 필연적으로 손상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 교수는 쿼드에 대한 한국의 입장 변화에 우려를 표시했다. 청 교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시절 쿼드 합류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했던 한국이 '투명성·개방성·포용성'을 전제로 제시하기는 했지만 쿼드에 한발짝 가까이 갔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0일 "우리 정부는 투명성·개방성·포용성의 원칙을 갖고 있다"며 "국제 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떤 지역협력체나 구상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 교수는 한국이 중국의 반응을 우려해 쿼드에 부정적이었지만 이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누릴 수 있어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지만 미국과의 관계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주요 7개국(G7) 참가 등을 고려해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면서 "한국은 다시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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