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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만발하는데…웃지 못하는 지자체

신안튤립·강화 고려산 진달래 등

코로나에 돈되는 축제 올해도 취소

농수산물 판매 특수 기대 어려워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 타격 예상

전남 신안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튤립축제를 취소하고 개화 전 꽃봉오리를 제거해 상춘객들의 현장 방문을 사전 차단하기로 했다. 지난 2019년 신안 임자도 대광해변에서 열린 튤립축제 모습. /사진제공=신안군




지난해 5월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가득 메운 꽃양귀비 전경.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봄꽃 축제가 열리지 않았다. /사진제공=울산시


“올해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정말 큰일이네요. 축제가 취소되면서 피지도 않은 꽃봉오리를 잘라내야 하니 속만 타들어갑니다.”

16일 전남 신안군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인근에서 만난 김정원 신안튤립축제추진위원장은 “오는 4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튤립축제가 전면 취소되면서 지역민들의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튤립축제는 신안군의 대표적 축제인데 지역경제에 미칠 타격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하소연했다.

3,500여명이 거주하는 임자도에서는 봄꽃 축제가 지역 주민들의 큰 소득원이었던 만큼 상실감도 크다. 오는 19일 임자대교가 정식 개통하면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수많은 상춘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축제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배를 타고 30분을 가야 했던 임자도를 차량으로 3분이면 들어갈 수 있게 돼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방역과 안전을 꼼꼼하게 챙기며 축제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최근 인근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신안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축제를 취소하고 튤립 꽃봉오리를 울며 겨자 먹기로 제거하기로 했다. 연간 10만 명이 찾는 임자도는 축제가 열리면 지역 특산물인 대파와 젓갈, 튤립 등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인근 송도공판장에서도 각종 수산물이 날개 돋힌 듯 팔렸지만 올해도 이런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송도공판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임을순 사장은 “청정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농어나 광어, 민어 등을 주로 판매하는데 튤립 축제가 열리면 외지 손님들 때문에 20~30% 정도 매출을 더 올리곤 했다”며 “축제가 취소된 것을 누구한테 원망도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 강화도의 대표 축제인 ‘고려산 진달래 축제’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피해가지 못했다. 4월에 만개하는 진달래가 고려산을 진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장관 덕분에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43만명이 찾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취소됐다.



유천호 강화군수는 “고려산 진달래 축제는 강화도의 대표적 축제지만, 코로나19로 군민과 관광객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축제를 강행할 수는 없다”며 “2년 연속 취소돼 아쉬움이 크지만 진달래 군락지를 잘 보존하고 확대해 내년에는 더 멋진 축제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경기도청 봄꽃축제’를 전면 취소했다. 4월 첫째 주 3일 간 수원 경기도청 운동장 및 청사 외곽 도로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수도권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속되자 취소를 결정했다.



경기도청 봄꽃축제는 청사 인근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와 체험 및 공연, 볼거리 등을 제공해 연간 20만 명 이상이 찾는 경기도 대표 축제 중 하나다. 도는 축제 취소와 함께 도는 벚꽃 개화시기인 3월 29일부터 4월 11일까지 2주 간 외부인의 청사 출입도 통제한다.

경기 이천시의 대표적 봄축제인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도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행사가 취소됐다. 이천시는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 추진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으나, 지역사회 확산 방지와 관광객,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부산 봄꽃 축제 역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잇따라 취소됐다. 이달 말 대저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강서 낙동강30리 벚꽃축제’와 강서체육공원 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대저토마토축제’가 취소됐다. 특히 대저토마토축제는 2001년부터 열려온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 축제인 데다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참여한 만큼 취소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경북도 역시 봄 축제를 줄줄이 취소하는 분위기다. 3~5월 사이 경북에서 열리는 15개 봄 축제 가운데 이미 ‘울진대게축제’와 ‘붉은대게축제’, ‘의성 산수유마을 꽃맞이축제’, ‘안동 봄꽃축제’, ‘청도 소싸움축제’ 등 6개는 취소가 결정됐다. 지역 최대 봄꽃축제인 4월 ‘경주 벚꽃축제’는 아직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하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자며 올 하반기로 축제를 연기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충남 아산의 대표축제인 ‘아산성웅 이순신축제’는 10월로 미뤄졌다. 아산시는 매년 이순신 장군 탄신기념일인 4월 28일 전후로 개최해 왔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10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울산도 5월 14~16일 태화강국가정원 봄꽃축제와 5월 26~30일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예정됐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는 인파가 많이 몰리는 체험 부문은 취소하고 전시 중심으로 계획하고 있다. 최종 개최 여부는 한 달 전인 4월 중순께 확정할 방침이다.

경북도의 한 관계자는 “축제가 취소되면 소상공인 매출 감소 등 지역경제 타격이 심각하기 때문에 온라인 개최나 소규모 분산,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으나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김선덕 기자 sdkim@sedaily.com·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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