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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격차 기술 절실함 보여준 '폭스바겐 쇼크'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2위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이 자사 전기차에 적용하던 ‘파우치형’ 대신 ‘각형’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LG·SK 등 국내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파우치형은 우리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데 폭스바겐이 이를 중국 CATL 제품 등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폭스바겐은 특히 15일 전기차 1위 청사진을 공개하며 2030년까지 유럽에 6개 공장을 신설해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폭스바겐의 계획은 영업 비밀을 둘러싼 국내 기업 간 분쟁에도 원인이 있지만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다.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자급자족해 주변 시장까지 독점하겠다는 뜻이다. 우리 기업들이 품질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언제든 시장을 내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주력 상품들도 마찬가지다. 최대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우리 기업이 1위를 기록 중이지만 미국이나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력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유럽도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리 업체들은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중국이 “10년간 칼을 가는 심정으로 매진할 것”이라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8대 산업에 집중 투자할 것임을 선언해 언제든 조선 분야의 시장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글로벌 산업 대전(大戰)의 실상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게임체인저 수준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 제조업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 등 종합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민관 공동으로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 신산업을 키울 방안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 지금처럼 이익 공유제로 기업의 보유 현금을 털 궁리만 하다가는 머지않아 주력 기업들이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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