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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계질서 파괴" "美, 내정 간섭 말라"

[美中 알래스카서 고위급 회담]

민주주의·인권 놓고 공방 치열

韓 '전략적 모호성'유지 시험대

토니 블링컨(오른쪽 사진 왼쪽) 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8일(현지 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양제츠(왼쪽 사진 오른쪽)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이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양보 없는 기싸움으로 얼룩졌다. 미국은 ‘인권·민주주의 등 글로벌 규칙을 깨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했고 중국은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되받아쳤다. 미중 관계가 회담이 열린 알래스카의 날씨만큼이나 얼어붙어 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개최했다.

미국은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라며 중국을 비난했고 중국 역시 미국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꼬집으며 체제 비판에 나서는 등 양측의 치열한 공방에 2분으로 제한된 모두발언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대표단이 각각 2분씩 주어진 프로토콜을 어겼다”며 “중국이 기선 제압식 연출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모두발언 시간 초과를 미국 탓으로 돌리며 맞받아쳤다.

중국 측 관계자는 “중국은 성의를 다해 앵커리지에서 미국 측과 전략 대화에 임하면서 사전 합의한 절차와 일정에 따라 대화를 나눌 준비를 했다”며 “그러나 미국 측은 회담 모두발언 시간을 크게 초과했고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무리하게 공격하고 지적했으며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회담 전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만큼 첫 세션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입장을 강조하며 긴장감을 이어갔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첫 세션이 끝난 뒤 “회담이 실질적이고 진지하며 단도직입적이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우리가 계획했던 그대로 우리의 이익과 우선순위들을 제시하는 데 첫 세션을 활용했다”며 “중국 카운터파트들로부터도 같은 것(이익과 우선순위)을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회담을 갖기 전 미중이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룰 게 거의 없어 양측이 각자의 요점을 간단히 팩스로 보내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농담을 했는데, 결국 예측이 맞았다”며 “미중은 서로를 비판하며 긴장 관계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중이 첫 만남부터 정면충돌한 만큼 앞으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이 동맹과의 스크럼을 통해 중국 압박에 나서는 상황이어서 한국 정부도 새로운 대중 관계 설정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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