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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틈새 노리는 북·중·러… ‘구한말 데자뷔’ 벗어나야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양국의 단결을 강조하는 구두 친서를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의 전방위적인 도전과 방해 책동에 대처해 두 나라가 단결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시 주석은 “조선반도의 평화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적극 개입 의지를 표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3일 회담을 갖고 “인권 문제의 정치화나 내정간섭은 자제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8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신(新)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북중러가 한미 동맹의 틈새를 파고드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훼손하면서 경제력 등을 기반으로 동아시아에서 주변국의 복종을 요구하는 패권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시 주석은 2017년 4월 미중 정상 회담에서 “역사 속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는 억지 주장을 했다.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한과 중국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최근 한미 외교·국방 장관의 ‘2+2’ 회담 공동성명에는 ‘중국’과 ‘북한 비핵화’라는 말조차 명시하지 못했다.

요즘 한반도 정세를 두고 110년 전 상황을 연상시키는 ‘구한말 데자뷔(기시감)’라는 얘기도 나온다. 당시 우리는 청·일본·러시아·미국·영국 등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다가 결국 나라를 잃었다. 앞으로는 결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인권을 공유하는 미국 등과의 가치 동맹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 구한말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균형 외교와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줄타기 외교를 당장 멈춰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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