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내 외국인에게도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만 부작용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였다.
24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전날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국무원 차원의 방역 계획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관내 거주 외국인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 가운데 일반 외국인이 희망하면 누구라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는 곳은 상하이가 처음이다.
상하이시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접종이 중앙정부인 국무원 차원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다른 지역 외국인도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시노팜·시노백 등 자국 제약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자국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중국 본토에서 총 7,495만6,000 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접종량 자체는 거대하지만 인구 대비로는 1회 접종시 5.4%, 2회는 2.7%에 불과한 수치다.
중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의료진, 출입국 공무원, 항공업계 종사자, 냉동창고 근무자 등 특정 집단에서 시작돼 지금은 각 지방정부 별로 각자 사정에 따라 대상을 넓혀나가고 있는데 거주 외국인 규모가 큰 상하이가 가장 먼저 접종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상하이시는 외국인 백신 접종에도 ‘자기 위험 부담 원칙’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후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안는다는 ‘면책 동의서’의 서명을 받는다는 것이다. 상하이시는 “중국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하겠다는 취지”리고 설명했다.
접종을 원하는 외국인은 상하이시가 운영하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인 ’건강 클라우드‘를 내려받아 예약한 뒤 지정 장소에 가 백신을 맞으면 된다. 1회 접종 때마다 100위안(약 1만7,000원)을 내야 한다.
중국은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경우 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에서 ‘편의’를 봐주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핵산검사와 장기간 격리 등 입국 후 규제는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 혜택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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