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고 치켜세워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에 대해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임 전 실장에게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만류한 상황에서 또다시 박 전 시장의 치적을 강조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의 시정(市政)을 비판하는 동시에 박 전 시장의 공적은 높이 평가했다. 임 전 실장은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뉴타운 개발 등으로 대표되는 토목 행정은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의 상징”이라며 “거기에 20개가 넘는 자율형사립고를 허가해 고교 교육의 서열화를 악화시킨 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정적 의미를 담은 ‘토목 행정’ ‘서열화’ ‘악화’ 등 단어로 전현 야권 인사의 시정을 깎아내리고 이를 박 전 시장의 시정과 대비해 여권 인사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과거 서울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려 최대한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한 서울, 깨끗한 서울, 걷기 좋은 서울이 시민의 새로운 요구였다”면서 박 전 시장이 재임 당시 한 일을 나열했다. 그는 서울 심야 버스 도입, 자동차 제한 구역 늘리기, 도시 농부 육성, 서울형 공공 어린이집 확대 등의 사업을 예시로 들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지난 23일에도 SNS에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청렴이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고 해 2차 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박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앞으로 그런 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희조 기자 lov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