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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기고] 4차 산업혁명 핵심 광물, 바나듐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리튬 원료 사용 ESS 안전성 논란에

'팔방미인' 바나듐 대체 소재로 각광

대전·보은·괴산 일대에 상당량 매장

추출 기술 개발 땐 국부 창출 기대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사진 제공=KIGAM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제시된 후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소위 4차 산업혁명 기술 및 관련 산업 분야가 각광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자번호 23번의 바나듐(vanadium)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연관 산업에서 중요한 산업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 왜 바나듐일까. 그것은 바나듐이 미래 에너지 산업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분산형 신재생에너지 관리 시스템, 특히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의 핵심 장치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 ESS에는 안전성에 다소 문제가 있다. 현재 ESS 시장의 대부분은 리튬을 원료로 하는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ESS 화재만도 23건에 이를 정도로 안전성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리튬이온전지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바나듐이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효율성은 10~15% 떨어지지만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없고 가격이 30% 정도 저렴하며 수명도 20년 이상이어서 가장 효율적으로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바나듐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광물계와 산업 원료의 팔방미인’으로 불렸다. 철강에 바나듐을 아주 적은 양만 넣어도 훨씬 강해지는데 이런 특성을 활용해 포드는 자동차를 대량생산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바나듐의 주요 수입국이다. 지난 2018년 중국·미국·쿠웨이트 등에서 8,400여 톤, 3,400억 원 상당의 바나듐을 수입했다. 특히 바나듐이 차세대 산업 원료로 부각되면서 해마다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며 최근 2년 사이 가격이 두 배 정도 뛰었다. 원광석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광물자원 수입액은 연간 약 35조 원에 이르고 있다. 단지 수입에 따른 외화유출뿐 아니라 에너지 자원 안보 측면에서도 바나듐의 확보는 중요하다. 일본은 2019년 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폴리이미드 등 반도체 3개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로 전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자연스럽게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는 바나듐이 상당량 매장돼 있다는 희소식이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탐사 결과 대전과 충북 보은·괴산, 경기 포천 일대에 바나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포천의 티타늄 광산에는 티타늄자철광과 함께 다량의 바나듐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경기 포천 지역의 철광석에서 바나듐을 추출하기 위한 선광·제련·활용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바나듐의 약 90%는 철광석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이로부터 바나듐을 효율적으로 추출해내는 기술의 개발 여부가 경제성 있는 바나듐 확보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바나듐의 연구와 활용에 있어 후발 주자(패스트팔로어)다. 하지만 지질자원연구원의 바나듐 전주기 연구개발 기술을 통해 향후 연 3,000억 원이 넘는 바나듐의 수입 대체는 물론 자원 빈국인 국내 천연자원 분야에서 새로운 국부 창출이 기대된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보다 안정적인 발전을 선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한 자원 경쟁과 자원이 무기가 되는 총성 없는 자원 전쟁의 시대에 대한민국이 바나듐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 에너지 위기를 돌파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여론독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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