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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폰 철수 보고도 기업 생존 싸움 외면할 건가


LG전자가 5일 이사회를 열어 1995년에 시작한 휴대폰 사업을 7월 31일자로 철수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이 초연결 시대의 핵심 병기임에도 LG가 퇴장을 결정한 것은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은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며 주력 산업을 포기한 것이다. LG폰은 한때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해 3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피처폰을 고수한 채 스마트폰 시대의 흐름을 놓쳐 끝내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23분기 연속 적자로 생긴 누적 손실만 5조 원에 이른다. 한순간의 전략 잘못으로 흥망성쇠가 갈리는 정글 같은 기업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요즘 기업들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생존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인수합병(M&A)의 사냥감이 되거나 퇴출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8% 줄어든 것은 변화의 시대에 기업들의 생존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 상장사 4곳 중 1곳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서도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 사업) 발굴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국들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국 제조업을 살리려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여당은 다른 세상에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산업 패권 전쟁의 포연이 자욱한데도 여권은 기업들이 갑질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익공유제 등으로 보유 현금을 빼앗을 궁리만 한다. 기업들이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혁파와 세제 지원, 노동 개혁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내는 기업들을 애써 외면하며 나라의 미래를 얘기하는 이율배반을 이제 끝낼 때가 됐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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