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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도 '90년대생이 온다'…4·7재보선 판도 손에 쥔 'MZ세대'

이념 사로잡힌 세대 투표방식 아닌 ‘공정’가치에 집중

조국·인국공 사태 이어 LH사태…성난 민심에 기름 부어

대선 투표권 가진 MZ세대 820만명…정당 지각변동 예고





4·7재보궐선거를 거치며 2030세대가 진보정당의 고정지지층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공정’가치에 민감한 세대의 출연이 ‘이념’지향의 투표성향까지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과거 이른바 ‘86세대(80년대학번 60대생)’들이 ‘통일’‘민주’등의 담론에 얽매여 특정정당에 맹목적 지지를 표현했던 것과 달리 2030세대는 현재 시점의 ‘공정’에 최우선 가치를 두며 지지정당을 교체하며 ‘스마트’ 유권자로 변모하고 있다. 당장 2030세대 지지를 확고하게 받아왔던 더불어민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지지율면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보였던 국민의힘은 고무적인 반응이다. 이처럼 ‘MZ세대(198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초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선거변수로 떠오르며 선거판은 물론 한국 정당구조의 지각변동까지도 예고되고 있다.

선거 기간 동안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선거운동 막판 ‘2030세대’표심 잡기에 사력을 다했다. 전체 선거의 승패의 변수가 젊은 유권자라고 판단하고, 박 후보는 막판 뒤집기, 오 후보는 판세 굳히지 전략 차원에서 경쟁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2030 유세단’을 발족하며 서울 25개 자치구별 청년 맞춤형 공약을 내세워 이들 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030세대 즉흥 유세’로 청년층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비당원인 젊은이들이 같은 세대 청년들에게 민감한 공정, 정의 등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기성 정치인의 연설보다 더욱 호소력을 높여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 후보는 청년층의 열광적인 유세지원에 “정말 꿈꾸는 것 같다. 너무너무 가슴이 벅차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2030세대를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경쟁하는 자체가 오 후보로서는 감격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정부·여당을 향해 “무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년주택 방문한 박영선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청년주택 \'안암생활\'을 방문해 한 청년과 대화하고 있다. 2021.4.3 [박영선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jin@yna.co.kr(끝)


‘공정과 정의’를 기준으로 지지 정당을 선택하는 이들 2030세대에게 25번에 이르는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안정되기는 커녕 기세 좋게 상승하는 상황인데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문제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의혹, 2020년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란 등도 이들 세대에게는 상처가 됐다. 단순히 진보와 보수, 여야 좌우의 진영 갈등으로 해석하기에는 ‘불공정’에 분노하는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는 높아졌고, ‘공정과 정의’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급기야 집권여당으로부터 급격한 이탈 현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 최근 리얼미터가 발표한 3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1.6%로 민주당(25.7%)을 앞섰다. 이 조사는 YTN 의뢰로 지난 22∼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30, 40대에선 여전히 민주당 지지세가 더 높게 나타났지만 지난 한 달간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며 이 역시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이다.



청년마이크 현장 방문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앞에서 열린 \'청년마이크\' 현장을 방문, 발언하고 있다. 2021.4.4 [오세훈 후보 캠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eong@yna.co.kr(끝)


정치권에서만 이들 세대변수가 떠오른 것도 아니다. 대기업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며 최고경영자(CEO)에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세대가 이들이다. 직장인의 성과급 불만은 어제오늘일이 아니지만, 이를 공론화하고 CEO에게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86세대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갖춰지기 시작한 97세대(1990년대 학번·1970년대 출생)와도 다른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했다”며 “과거 상수로 자리잡고 있던 청년층 투표율이 변수가 되면서 앞으로 정당구조 변화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내년 대선 투표권을 행사할 이들 세대만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상 820만여명을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의 가치에 민감한 MZ세대 820만명의 선택에 따라 대선정국의 향배가 갈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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