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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달러 제국' 흔들?…두터운 수요·美경제 빠른 회복에 위상 견고

■작년 외환 보유액 달러 비중 25년만에 60% 아래로

대규모 부양책 등 美 돈풀기로

달러 가치 하락, 비중 줄었지만

각국 위기땐 통화 스와프 요청

미국 국채 여전히 대량 매수

'패권 약화' 언급하기는 일러

사진 설명




세계 외환 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25년 만에 60% 아래로 하락하면서 ‘달러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국이 보유한 통화 중에서는 여전히 달러화 비중이 가장 높지만 지난해 이후 달러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달러화의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시장에 달러화가 쏟아진 데 따른 결과로 보면서도 달러화 자산에 대한 두터운 수요층,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 등을 감안하면 달러화 위상 약화라는 해석은 섣부르다고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 각국의 외환 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이 59.02%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달러 비중이 60%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1995년(58.96%) 이후 25년 만이다. 반면 유럽연합(EU) 통화인 유로화 비중은 21.2%로 6년 만에, 일본 엔화 비중은 6%로 20년 만에 각각 최고를 기록했다. 일단 이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1조 9,000억 달러(약 2,145조 원)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2조 2,500억 달러(약 2,500조 원)의 인프라 투자안까지 내놓아 자연스럽게 다른 통화 가치가 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달러화의 위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캐나다 임페리얼상업은행의 비펀 라이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유로화·엔화 등 여러 국제통화가 준비통화로 사용되는 ‘다중 준비통화 시스템’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진단에는 디지털 화폐 시장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에 공식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이에 비해 미국은 진척이 더디다. 아무래도 달러화 패권 수성에 집중해 디지털 화폐에도 보수적인 탓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시각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달러화 위상 약화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WSJ는 “달러화 비중 축소는 기계적인 현상일 뿐으로 ‘붉은 청어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붉은 청어’는 ‘사실 오도, 잘못된 실마리’를 가리키는 관용어다.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자 앞다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통화 스와프를 요청한 것 자체가 여전히 단단한 달러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최근 도드라지고 있는 달러화 약세 흐름도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1.6%대로 안정되면서 나타난 효과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 연준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각국 정부와 주요 기관들은 달러 표시 미국 국채를 안전 자산으로 인식하고 대량 매수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돋보인다. 일본의 경우 지난 2월 전 세계적인 미국 국채 매도 대열에 합류했지만 이달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도 미 국채 매입을 늘려 보유액 1조 달러대를 회복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일본(1조 2,582억 달러)과 중국(1조 1,042억 달러)은 올 2월말 기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중국의 화폐 디지털화 움직임도 과대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달러가 디지털 화폐 전략을 병행했을 때 파급력이 더욱 크다”면서 “중국 디지털 위안화가 등장해도 달러 위상에 크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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