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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영상 받은 적 있다"…디지털 성폭력 경험, 초등생이 중고생보다 많아

피해·가해 경험 초등학교 0.3%, 중학교 0.2%, 고등학교0.1%

초중고생 0.2% 디지털 성폭력 경험…실제로는 더 많을 가능성

/이미지투데이




학생들의 디지털 성폭력 경험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들의 피해·가해 경험이 중학생, 고등학생보다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체 학생 중 디지털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변한 비중은 0.2%에 그쳤다. 그러나 디지털 성폭력 조사 문항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문항 수도 적어 실제로 디지털 성폭력을 경험한 학생은 조사 결과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고교 여학생 디지털 성폭력 경험, 남학생의 3배 이상= 18일 김애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디지털 성폭력 예방을 위한 청소년 인식·문화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2019년 2학기부터 응답 시점인 지난해 9~10월까지 디지털 성폭력 피해나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6,576명이었다. 조사에 응한 초·중·고교생(294만382명)의 0.2% 수준이다.

피해·가해 경험자 중 남성은 2,602명, 여성은 3,974명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422명(0.3%)으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는 2,177명(0.2%), 고등학교는 977명(0.1%)으로, 연령이 어릴수록 가해 또는 피해 경험 학생 수가 많고 비중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교만 놓고 보면 디지털 성폭력 경험은 남성(1,837명)이 여성(1,585명)보다 많았다. 반면 중학교에서는 여성(1,626명)이 남성(551명)의 3배, 고등학교에서는 여성(763명)이 남성(214명)의 3.6배에 달했다.

실제로 피해와 관련된 문항에서는 여성의 응답 비율이 남성을 압도했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해 경험이 있는 학생 중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성적인 사진·영상을 받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 남성은 17.1%, 여성은 40.6%가 그렇다고 답했다. '내 몸을 찍자고 하거나 찍어서 보내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는 남성 9.6%, 여성 39.0%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김애라 부연구위원은 "성적인 사진·영상을 원하지 않는데 보낸다거나 요구하는 행위는 매우 일반적인 형태의 피해"라며 "해당 경험이 더 심각한 디지털 성범죄로 연결되는 관문이 된다는 점에서 이 경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우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투데이


조사 신뢰도 극복이 과제…후속 조처 안 보여 지적도= 학생 디지털 성폭력 실태조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학교폭력 전수 실태조사와 함께 시행됐다. 그러나 첫 조사였던 만큼 한계도 있었다. 보고서는 "청소년의 디지털 성폭력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문항 수가 매우 부족하다"며 "실제 디지털 성폭력 피해 또는 가해 경험 학생 수는 더욱 많은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디지털 성폭력 문항은 '어떤 유형의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해 경험이 있는지' 등을 묻는 문항 3개가 전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에 n번방 사건 때문에 긴급하게 디지털 성폭력 실태조사를 하느라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같이했다"며 "올해부터는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에 디지털 성폭력을 포함해 매년 조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디지털 성폭력 실태조사 이후 제대로 된 후속 조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15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대책 가운데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된 내용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 온라인 게시글 모니터링 등이 전부였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생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한 첫 번째 실태조사이고 전수조사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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