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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이런 수준의 공수처라면 존재 이유 찾기 어렵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3개월 만에 수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정치적 중립성과 도덕성·수사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공수처는 16일 부장검사 2명을 포함한 검사 13명을 임명했다. 정원 23명 가운데 절반가량만 가까스로 채운 셈인데 그나마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 검사는 4명뿐이다. 이들 중에서도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특별수사통은 아예 없다. 나머지 검사들은 대형 로펌과 공공 기관에 소속됐던 변호사 출신이다. 공수처의 수사 역량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부 검사들은 정치 편향성 시비와 자질 논란에 휘말렸다. 김숙정 검사는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을 지낸데다 공수처 관련 법 강행 처리 과정에서 기소된 민주당 의원들의 변호도 맡았다. 이승규 검사는 2012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기소된 적이 있다. 로펌 출신 검사들은 향후 수사에서 이해 충돌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러잖아도 공수처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처장 추천 과정에서 야당 비토권 박탈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이유 등으로 위헌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김진욱 공수처장의 처신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처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와 관련된 수사 중단 외압 사건의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용차 편의 등을 제공해 ‘황제 조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또 자신을 공수처장에 추천한 이찬희 전 대한변협 회장의 개인적 추천으로 비서관을 채용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고위 공직자의 범죄 혐의를 낱낱이 밝혀내야 하는 공수처는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고 다른 수사기관보다 높은 도덕성과 수사력을 지녀야 한다. 하지만 공수처 검사들의 처신과 면면을 보면 성역 없는 권력 수사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수처가 기껏해야 이런 수준이라면 존재 이유가 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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