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실사판 영화 촬영 현장으로 보이는 영상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17일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투둠’에 따르면 지난 6월 20일 스트리밍이 시작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약 석 달 만인 14일 기준 누적 시청수 3억1420만 뷰를 기록했다. 같은 주(8~14일) 시청수는 2260만 회로 전주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인기몰이를 이어갔다.
이로써 ‘케데헌’은 넷플릭스 콘텐츠 최고 흥행작 타이틀에 더해, 시청수 첫 3억 뷰 돌파 기록까지 갖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18일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실사 영화 촬영 현장 유출'이라는 제목의 숏폼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35초 분량의 영상 속에는 주인공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 캐릭터를 쏙 빼닮은 배우들이 분장한 채 촬영 준비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자연스러운 장면 덕에 실제 촬영 현장으로 착각한 누리꾼들이 댓글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영상은 8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판타소너’에서 인공지능(AI)로 제작한 것으로, 해당 채널은 모든 콘텐츠를 AI 기반으로 만든다고 소개하고 있다.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조회수 약 252만 회를 기록하고, 댓글도 3100개를 넘어섰다. 누리꾼들은 “진짜 촬영 현장 같다”는 반응과 함께 “AI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 “역시 도구는 누가 쓰느냐가 중요하구나” 등의 평가를 내놨다.
영상이 어떤 AI 툴로 제작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오픈AI의 ‘소라’, △구글의 ‘비오2’, △메타의 ‘무비 젠(Movie Gen)’ 등 다양한 영상 생성 AI가 등장하며 개인도 손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이러한 생성형 AI 툴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영상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어 기존에 기획·촬영·편집 과정을 거쳐 몇 주씩 걸리던 영상 제작이 단 몇 분 만에 끝날 수 있다. 제작 비용도 크게 줄어 업계에서는 영상 제작 시장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광고나 숏폼 콘텐츠 분야에서는 AI 제작물이 상당한 품질로 활용되고 있다”며 “예전의 어색함도 점차 사라져 이제는 AI 영상인지 아닌지 단번에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 제작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시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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