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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제조업 부활 총력전 방심 땐 치명적 타격


20세기 후반 시절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일본 기업들의 변신이 예사롭지 않다. 일본 배터리 관련 55개 기업은 최근 ‘배터리서플라이체인협의회(BASC)’ 설립 총회를 열고 전기자동차용 전지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공동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여기에는 자동차·전자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모두 참여했다. 뭉쳐서라도 한국과 중국에 내준 시장을 뺏겠다는 것이다.

100년 역사를 지탱해온 전통 사업을 팔고 첨단 업종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하드웨어를 송두리째 바꾸는 기업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전기전자 업체 히타치는 금속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글로벌로직을 사들였다. 파나소닉은 90년 역사의 일회용 건전지 사업을 매각하고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를 추진한다. 전자 산업의 상징이었던 소니의 경우 이제 콘텐츠 사업 비중이 더 커졌다.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과 중국 타도를 외치며 1위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올해 초 설립한 합작사가 출범과 함께 대만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일본 제조 업체들은 보수적 기업 문화까지 통째로 바꾸고 있다. 우리 자동차 업체들이 노조에 발목이 잡혀 전기차 생산을 연기하는 동안 일본 대기업들은 종신고용제·연공서열제 등을 버리고 있다.

우리 주력 산업은 극일(克日)을 통해 일궈낸 것이다. 하지만 주력 업종 대부분은 여전히 일본과 겹치고 수출 시장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부품·소재 등 일본이 앞선 기초기술 분야가 완성품 제조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경우 미국과 중국 제조업의 위협을 능가하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기업들과 함께 일본 제조 업체들의 기술 추격과 사업 재편 과정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규제 족쇄와 퇴행적 노사 문화를 그대로 둔다면 우리 기업도 쇠락한 일본 제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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