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수급 위기에 지식재산권 면제가 대안으로 부각하자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신 특허가 일정 기간 유예될 경우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대규모 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의약품 위탁 생산(CMO) 기업들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국내 바이오 업종 가운데 CMO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녹십자는 전일 대비 3.54% 오른 36만 5,000원에 마감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78만 3,000원에 거래를 끝내 전 거래일보다 2.49% 올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0.95%의 강보합을 나타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에 대해 지지한다고 언급하자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CMO 업체들은 호재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반면 백신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들의 사정은 썩 좋지 않다. 실제 5일(현지 기준) 미국 증시에서 모더나의 주가는 6.19%가 빠졌고 노바백스도 4.94% 떨어졌다. 이날 중화권 시장에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는데 백신을 개발한 시노팜은 장중 10%가 넘는 낙폭을 보였고 칸시노바이오도 장중 20% 가까이 주가가 미끄러졌다.
다만 백신의 재산권을 면제해주겠다는 구상이 현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많다. 국제적 협의가 필요한 상황인데 화이자 등이 포함된 미국 제약협회(PhRMA)는 바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제약 업계에는 중국과 러시아로 새 기술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생산 설비를 갖추기 힘든 곳이 많아 효과가 적다는 반론과 기존 개발사들이 어느 정도로 관련 기술을 공개하느냐도 논란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특허 유예 조치는 아직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아 관련주들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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