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청년과 미래에 관심을 두고 국가의 공정과 정의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일이 되지 않으면 (야권) 통합의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거리를 뒀다. 안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전남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이뤄진다면 통합을 해서 정권교체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는 국민의힘과 추진하던 합당 논의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안 대표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 통합 시기에 대해 "내년 3월 전이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야권 합류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편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과거로의 회귀'라는 주장과 함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안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가 합당 과정을 더 복잡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안 대표는 간담회에서 "통합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제대로 살릴 중도·실용적인 합리적 개혁 노선이 중심이 된 통합이어야 한다"며 "(통합 야당이) 지금의 여당과 차별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난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을 거론하며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이유로 국민이 제3당을 포기해버린 것이 가장 뼈아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악랄한 형태의 정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최근 이슈가 된 젠더 주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안 대표는 "정책을 결정하는 50∼60대가 여성이 차별받던 시대에 살아서 남녀의 기회를 맞추려고 노력을 하는데, 20대는 그런 정책 결정 때문에 남성이 피해를 받는 첫 세대"라고 언급했다. 이어 "남성이 피해를 볼 수도 있고, 여성이 피해를 볼 수도 있으니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정치권은 남녀 갈등을 조장해 표를 얻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안 대표는 5·18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와 미래를 잇는 5·18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무"라며 "건국 이래 민주주의 명맥이 이어져 온 것은 5·18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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