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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개미 울리는 ‘아니면 말고’식 전망

증권부 이완기 기자





“괜찮은 종목 없어?” 증권부 기자라고 말하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때 증권사들이 내놓는 분석 보고서(리포트)에서 매수 추천한 종목을 알려주면 대개 반응은 썩 좋지 않다. 요즘 ‘증권사 리포트를 누가 보느냐’부터 시작해 ‘정말 믿을 만한 자료냐’며 의구심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최근 늘어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증권사 리포트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주로 리포트의 내용이 후행적이고 전망은 쉽게 빗나간다는 식의 불만이다. 이런 가운데 때마침 연초 장밋빛 희망이 쏟아졌던 종목들의 목표 주가를 내리겠다는 리포트가 줄줄이 나오자 ‘개미’들의 원성이 커졌다. 주가가 치솟을 때는 너도나도 전망치를 높게 잡더니 주가가 내리자 뒤늦게 딴소리한다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른바 ‘매수’ 일색인 리포트, ‘아니면 말고’ 식의 전망은 증권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 왔다. 금융 당국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매수’ 의견의 비율, 목표 주가와 현실 주가의 괴리율 등을 공시하도록 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기준 국내 증권사 32곳 중 매도 의견 비율이 1%를 넘는 곳은 단 2곳에 그친다. 당초 증권사들이 전망한 주가 수준과 현 상태가 40% 이상 벌어지는 종목도 수두룩하다.



물론 전망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그 자체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댈 일은 아니다. 예측은 신(神)의 영역이라고도 하지 않나.

그러나 리포트가 작성되는 현행 형식은 분명 개선될 필요가 있다. 즉 아무리 향후 실적이나 호재에 대한 기대가 크더라도 최소한의 리스크, 추가적으로 검토해야 할 변수 정도는 함께 짚어 줘야 한다. 그래야 보고서가 내세우는 결론만 단순하게 보지 않고 전반적인 논리를 참고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지나치게 긍정적 부분만 부각한다면 그건 분석 보고서가 아니라 주식 매수 추천서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매수 리포트 속 매도 의견을 읽어라’라는 식의 변명은 궁색하다. 증권사들이 매일같이 쏟아 내는 리포트가 다른 사람의 재산과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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