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 아기가 현지 최초로 회당 약 2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살아나 화제다.
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은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남아 아서 모건의 사연을 전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영유아 및 소아에게 나타나는 신경근육 질환으로 근육 약화, 움직임 상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야기한다. 척수성 근위축증을 진단받은 영아들은 보통 2년 안에 신체 마비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서는 지난해 12월 태어났지만, 이는 예정보다 6주나 이른 시점이었다. 아서의 부모는 지난달 초부터 아서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 몸 전체는 축 늘어진 상태였으며, 심지어 고개를 들고 버티지도 못하는 것을 보고 급히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고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아서에게도 희망이 찾아왔다. 현지 최초로 치료제를 투여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치료제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졸겐스마'(Zolgensma)로,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달 28일 졸겐스마의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졸겐스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통한다. 복용 1회당 179만 파운드(약 28억원)에 달하는 거액이 들 정도다.
노바티스 측은 "졸겐스마의 1회 복용량은 척수성 근위축증의 진행을 멈추기에 충분하고 아기들이 앉고 기고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장기간 받는 치료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효과가 좋은 만큼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 역시 졸겐스마를 "기적의 약"이라고 표현하며 일찍 투여받을 경우 "거의 완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서의 아버지 리스 모건(31)은 "이것(졸겐스마)은 할 수 있는 최고의 치료이고 아들에게 최고의 삶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S 최고 책임자 사이먼 스티븐스 역시 "이 획기적인 치료법이 아서와 같은 아기와 어린 아이들에게 사용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에서는 매년 약 65명의 신생아들이 선천적으로 척수성 근위축증을 갖고 태어난다고 더선은 전했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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