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금왕 김태훈(36)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억 원) 16강에 진출했다.
톱 시드를 받고 출전한 김태훈은 4일 경남 거제의 드비치GC(파72)에서 열린 대회 32강전에서 서형석(24)과 접전 끝에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그는 ‘1번 시드의 무덤’에서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해 16강 조별 리그에 안착했다. 앞서 10차례 치러진 이 대회에서 1번 시드 선수 최고 성적은 8강이었고 첫판 탈락이 6차례나 나왔다.
하지만 ‘매치 킹’ 등극까지는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16강에 오른 선수들은 4명씩으로 나뉘어 치열한 조별 리그 승부로 순위를 정한다. 5일 조별 리그 1·2차전, 최종일인 6일 오전 열리는 조별 리그 마지막 3차전까지의 결과로 각 조 1∼4위를 정한다. 각 조 1위 중 승점이 높은 두 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하고, 각 조 1위 중 승점이 낮은 두 선수는 3·4위전을 치른다.
통산 4승의 김태훈이 속한 A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KPGA 투어 대표적 승부사인 통산 10승의 강경남(38)과 올 시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통산 4승째를 거둔 허인회(34)가 포진했다. 여기에 재미교포 장타자 마이카 로런 신(25)도 64강에서 문경준을 꺾고 올라온 이대한을 연장전 끝에 잡으며 만만찮은 ‘맞짱’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김태훈은 최근 샷 감각을 되찾은 서형석과 접전을 펼쳤다. 15번 홀에서 1홀 차로 역전을 허용한 김태훈은 16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넘겼으나 높이 쏴올리는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을 선보여 파를 지켰다. 2홀 차로 벌어질 수 있었던 최대 위기를 모면한 그는 17번 홀(파3)에서 50㎝ 안쪽의 ‘컨시드 버디’로 타이를 이룬 뒤 마지막 홀(파5)에서 1.5m 버디를 잡아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강경남도 한때 박성국에게 3홀 차까지 끌려갔지만 차근차근 추격한 뒤 마지막 홀 버디로 역전승을 거뒀다. 허인회 역시 유송규를 상대로 2홀 차 역전승을 거둬 16강에 올랐다.
우승 후보로 꼽힌 박상현은 예선전을 통과해 출전한 안준형에게 덜미를 잡혔고, ‘영건’ 김주형과 이재경도 탈락했다. 김주형은 이성호와의 32강전에서 13~16번 홀 4연속 버디를 몰아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상대의 마지막 홀 버디에 고개를 떨궜다. 다음은 16강 조 편성.
△A조=김태훈·강경남·허인회·마이카 로런 신 △B조=홍순상·안준형·이성호·이동민 △C조=이태훈·백석현·김진성·김영수 △D조=이원준·이준석·차강호·박은신
/박민영 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